차를 마실 줄 아는 사람은... 차를 마실 줄 아는 사람은... 굳이 사람을 불러 모으지 않고... 주전자에 솔바람 끓는 소리에도 외롭지 않고, 벙어리같은 차호(다관)를 앞에 두고도 홀로 이야기 하며... 소리없는 맑은 차향기에 호흡을 깊이 가다듬고... 이슬같이 맑은 찻물로 미소 한 모금 떨구고... 찻잔에 이는 운무(雲霧)..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4
차밭에서 차밭에서 가슴을 열어 놓고 온몸으로 받은 햇살 가녀린 햇살 마다 눈부신 초록의 부활 살며시 부는 바람에 숨소리도 환하다 사나운 마음 털고 그대 손을 잡으면 먼저 와 풍기는 향 다원안에 가득하고 낮달은 꽃잎에 취해 떠날 줄을 모르네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4
아들아,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아들아,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마시거라. 아들아, 향을 맡는 것이 아니다. 가슴을 맡거라. 아들아, 잔 닿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다. 사연을 듣거라. 아들아,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다. 눈빛을 보거라. 그러니 어찌 홀짝 마시는 것이겠느냐. 쪼개고 나눠야, 머금고 붙들어야 물과..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4
찻잔을 들고 찻잔을 들고 읽던 책 덮어두고 다로(茶爐)에 물 끓입니다 지그시 눈 감으면 더 선명한 내 작은 산방 설록향 그리움 같은 세월 한 폭 끓입니다 마시던 찻잔 잠시 놓고 안경을 닦습니다 뿌옇게 앞을 가린 온기의 그 흔적처럼 새들의 노래가 찻잔에 와 젖습니다 닦아낸 안경 같이 이승도 참 ..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3
촌놈 틀에 짜여진 생활이 너무 싫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리 기대어 앉아도 세상에 행복 내가 다 거머쥔 느낌일세~ 놓으면 놓은 만큼 편해지는걸 무소유의 자유로움을 향하여 나는 오늘도 촌놈으로 살아가리라~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3
품고 가는 마음이나 품고 가는 마음이나 품고 가는 마음이나 버리고 가는 마음이나 무겁기는 매 마찬가지구나! 찾아가보니 찾아온곳 없네 돌아 다 보니 돌아 온곳 없네 다시 떠나가 보니 떠나 온 곳 없네 만사 이자뿌고 차나 한잔 묵자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3
행여 행여 벗이 오려나 차 다려놓고 목 길게 뽑아 마당 내다 보지만 어두움 만이 마당 가득~ 이놈아 너라도 이리 오너라 이밤 나랑 벗하여 차마 말못할 나의 넋두리나 좀 들어다오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3
눈을 감아라 함께 가는 사람아. 눈을 감아라 시대의 질서 없는 현란함으로 마비되어가는 정신을 견뎌야 하는 시점, 장막의 뒤, 밤으로 들어가 쉬어라 방황하는 동안 가릴 것 없이 보았으니 어둠 속에 앉아 있으면 비출 밝은 빛도 있을 듯 하니 눈을 감아라. 시작되지 않은 첫 선에 서서 셀레였던 것처..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