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마시거라.
아들아, 향을 맡는 것이 아니다.
가슴을 맡거라.
아들아, 잔 닿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다.
사연을 듣거라.
아들아, 빛깔을 보는 것이 아니다.
눈빛을 보거라.
그러니 어찌 홀짝 마시는 것이겠느냐.
쪼개고 나눠야, 머금고 붙들어야 물과 다르지 않겠느냐.
물을 오래둔다고 차가 되겠느냐.
저리도록 풀어야 마주 앉는 것이 아니더냐.
이제 마셔라.
표독한 자아도 삼켜라.
저어라.
그래야 가슴이 닿지 않겠느냐.
늘 추운 세상,
한잔 차를 들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