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을 들면 찻잔 을 들면 황홀히 눈부신 꽃들 다 지고 거기 없었도 햇살든 찻잎 하나 추스른 꿈결 타고 시간의 등 뒤로 돌아가 지난 날을 깨운다 호사스레 야단 떠는 바람의 길 빠져나가 그늘 걷힌 언덕에서 평온히 숨 고르면 옛추억 새록새록 돋아나 그림자도 덮는다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3.03.15
찻잔을 들고 찻잔을 들고 읽던 책 덮어두고 다로(茶爐)에 물 끓입니다 지그시 눈 감으면 더 선명한 내 오두막집 설록향 그리움 같은 가을 한 폭 끓입니다 마시던 잠시 놓고 안경을 닦습니다 뿌옇게 앞을 가린 온기의 그 흔적처럼 귀뚜리 가을 노래가 찻잔에 와 젖습니다 닦아낸 안경 같이 이승도 참 맑..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3.03.15
첫 사랑 첫 사랑 그날 세상 끝 이라도 함깨 가겠다며 한바탕 끊어 오르던 나를 너는 느린 풍경소리 울리는 산사로 이끌었다 네 눈은 깊이를 가늠할수 없이 투명 해졌고 내 몫의 찻잔 위론 연두빛 맑은 바람이 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자꾸 찻잔만 달그닥 거리던 내게 뜨거운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 率土山房/설록의 노래 201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