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설차
창밖으로 내리는 곡우와 마주하고
연리지 같은 참새의 푸른 혀를 닮은
한 잔의 차를 마신다
여린 햇빛아래
홀로 고운 매화꽃 점점이 피워
맑은 향기 품어내던 그 골짜기
매운 춘설 견뎌 온
갓 트인 연초록 여린 찻잎
덖고 비비고 덖고 비비고
또 덖어 비비고 말린
서러울 것 같은 청순한 작설차
그 정성 그대로
점점이 설중매 수 놓은 하얀 다포 깔아
좋은 물 끓여내어
찻잔을 데우고
찻잎에 물 부어 곱게 우려
살포시 한 모금 목에 넘기니
병마에 찌든 가녀린 영혼,
내 눈가에서
내 혀끝에서
맑은 찻잔 속에서
푸르게 푸르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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