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관적인 시선
내 생애 최고의 모습을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형상을 갈고닦는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시절은 언제였을까?
오늘을 보내고 있는 나의 현재일까?
아니면 언제 찾아올지 모를 미래의 막연함을 대비하며,
늘 무언가 되고 싶어 하던 먼 훗날의 나일까?
미지의 세계를 꿈꿨던 이상적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 모습이 점차 흐려짐에 문득 눈가 주위를 비벼본다.
애써 이슬이 맺힌 과거의 모습을 부인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삶을 살아가는 동안,
늘 최고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절망하여 추락하는 모습,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 사람의 환한 미소를 보기 위하여 때로는 개인적인 취향을 양보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가치란 것들은
그 사람의 취향으로 승격되고
그의 목적이 더 선행되었다.
시간이 지나 그것이 나에게 습관화되었을 때,
그것을 담보로 어떤 이기적인 화답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사랑은 그 사람을 생각하며,
나의 욕심을 희생하는 것이 최선이라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100%를 한 사람에게 쏟아붓는 것이 사랑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했다.
깊어가는 밤 시간의 풍경 속에서
나는 지금 최고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
마지못해 누군가에 이끌리듯 강제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마음이 품은 너비의 빈틈을 살핀다.
그곳에 여백이 얼마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빈자리에 채울 것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명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지,
일에 쫓긴 채, 달아날듯한 시간을 좇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도 나는 그 정답을 찾아 헤매고 있다.
오늘 하루도 몸과 마음이 바닥나버렸음을,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려고 어딘가에 안절부절못하며,
어쩔 줄 모르는 어리석은 나의 그림자가 눈앞에 선하다.
거무스름한 밤 시간이 찾아오면 잃어가는
나의 형체를 찾기 위한 여행이 찾아온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뿌듯함이 찾아오면,
과거에 잃어버린 수많은 존재들의 형체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지나버린 우정과 사랑,
존재의 흔적조차 이제는 사라지려 하는
모든 희미한 기억들에게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다시 찾아주고 싶다.
못다한 나의 사랑을 찾아,
그때 나의 과거와 현재가 여전히 서로 연결되고 있음을,
과거에도 지금과 같이 늘 최고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고 속삭여주고 싶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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