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이야기/커피 이야기

나만의 커피 만들기 - 2) 핸드드립

우석푸른바다 2010. 12. 16. 11:07

음식의 삼박자는 '원료'와 '기술', '손맛'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원료와 기본적으로 정형화돼 있는 기술,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의 마음가짐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커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질 좋은 원두와 기본적으로 따라야 될 기술, 여기에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가미됐을 때 최상의 맛을 끌어낼 수 있기 마련이다. 커피를 만드는 종류에 있어서도 특히 핸드드립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핸드드립은 재료와 도구, 같은 기술을 써도 만드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정성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혹자는 핸드드립 커피를 두고 '심성(心性)이 담긴 커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만의 커피 만들기' 두 번째로는 핸드드립에 대해 알아보자.

■ 핸드드립이란?

핸드드립이란 말 그대로 커피메이커를 사용하지 않고 주전자의 물줄기만으로 직접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하지만, 그 날의 날씨, 습도, 물의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집중력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 핸드드립의 종류

핸드드립은 커피를 내리는 데 사용되는 필터의 종류에 따라 크게 '융드립'과 '페이퍼드립'으로 나뉜다. 그리고 페이퍼드립은 다시 추출 구멍 개수에 따라 '고노(원추형 설계로 구멍이 하나)' '메리타(구멍이 하나)' '칼리타(구멍이 세 개)'로 분류된다.

융드립과 페이퍼드립.이 두 가지는 모두 커피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하는 '투과법'을 이용하는 커피추출방식이다. 기본적인 추출기술이 같은 융드립과 페이퍼드립의 차이는 필터의 소재에 있다. 융필터의 경우 섬유소재로 돼 있어 관리상태가 중요한데, 사용한 후에는 항상 삶에서 물을 넣은 용기에 담가 냉장고에 보관하는 등 한 번 쓰고 버리는 페이퍼필터보다 관리하는 데 손길이 많이 간다.

소재의 차이는 맛에 영향을 미친다. 융드립이 보다 부드럽고 걸쭉하다면 페이퍼드립은 일반적으로 융드립보다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페이퍼드립의 경우 필터가 커피오일을 흡수하고, 융드립은 커피오일을 잔속으로 내려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리방법만 제외하면 맛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는 사용자의 기호에 따르면 된다.


■ 필요한 기구는?

핸드드립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드립퍼(Dripper)와 서버(Server), 드립용 포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페이퍼드립을 하려면 여기에 여과지(Filtering Paper)가 추가된다.




■ 드립용 포트를 선택함에 있어…

물주전자를 사용하면 입구부분이 두꺼워 제대로 된 커피를 추출해낼 수 없다. 그래서 핸드드립을 할 때에는 드립용 포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드립용 포트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의 고려사항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드립용 포트를 고를 때는 크게 두 가지만 보면 된다. 입구와 크기. 입구부분은 포트를 들고 물을 따랐을 때 물이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매장에서 실제로 따라보기에는 불가능하기에 눈으로 봤을 때 입구가 완만하게 아래를 향하고 있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보면 된다. 다음으로 크기에 있어 가정용은 1리터 이하의용량이면 충분하다. 그보다 큰 것은 사용하는 물의 양만큼이나 무거워지기 때문.


■ 추출방법

① 핸드 드립용 여과지의 빗살무늬가 있는 옆면을 접는다.
② 여과지를 뒤로 돌려 아랫부분을 반대로 접는다.
③ 분쇄된 커피가루를 여과지 속에 넣어 수평이 되도록 잘 편다.
④ 핸드 드립용 포트로 소량의 물을 가운데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커피를 적시듯
    따른다.
⑤ 물이 커피에 스며들도록 20초 정도 기다린다.(이때 신선한 커피는 봉긋 솟아오른다)
⑥ ④와 같은 방법으로 가운데부터 바깥쪽으로 소용돌이를 그리듯 물을 붓는다. 드립퍼
    에서 물이 다 빠지기 전에 같은 방식으로 2회 더 반복하면 된다.

Tip!

보통 커피를 추출할 때 물 붓기는 뜸들이기를 포함해 네 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그보다 적게 하면 향과 풍미가 부족하고, 그보다 많이 하게 되면 미세입자에서 과다추출이 일어나 텁텁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ㆍ자세 잡기
핸드드립을 할 때는 안정된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발을  앞으로 조금 내민다. 이때의 무게중심은 앞발에 2/3가 가도록 한다. 그리고 드립퍼와 주전자의 거리는 서로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최대한 가깝게, 그리고 일정한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 주전자는 인지 첫 마디가 손잡이에 걸리게 하고 주먹을 쥐듯 잡고, 물을 부을 때는 팔목으로 팔 전체로 돌리도록 한다.


ㆍ뜸들이기 → 20초 정도 두기
처음 물을 부어 커피가 젖게 하는 것을 '뜸들이기'라고 하며 이는 다른 말로 '불리기'라고도 한다. 뜸들이기를 할 때는 물을 가늘게 해서 가운데부터 시작해 바깥쪽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부으면 된다. 이때에는 커피가루 위에 물을 '얹는다'는 기분으로 가늘게 떨어뜨린다.

※ 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커피가루 전체로 퍼지지 못하고 물이 통과하는 길을 만들어 다음에 물을 부으면 주로 그 부분으로 물이 통과하게 돼 결과적으로 같은 부분의커피가루에서만 커피가 추출된다. 또한 필터부분에 직접 물을  부어서는 안 된다.

물을 부은 후 20초(대체로 20초이지만, 이는 커피의 신선도, 입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정도의 여유를 두는 것은 커피가루 내부까지 수분과 열을 공급해 뜨거운 물이 지나는 길을 커피가루 전체에 확보하기 위해서 이다. 뜸을 들이지 않으면 커피성분이 충분하게 추출되지 않는 결과가 생긴다. 하지만 뜨거운 물은 커피가루에 닿으면서 열을 빼앗겨 쓴맛을 뽑아내기 때문에 너무 오랜 시간을 두면 쓴맛이 강하게 되고, 이 과정을 생략했을 경우에는 추출액의 향과 풍미가 떨어진다.


ㆍ두 번째 물 붓기
두 번째 물 붓기 역시 가늘게 하여 가운데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돌려나가면 된다. 단, 이때 물이 끊이지 않아야 되며 커피가루와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해줘야 된다. 물줄기가 굵으면 그 힘으로 물이 통과하는 길이 생겨 충분한 추출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는 추출량의 약 40~50%가 나온다.(※ 드립 중에는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물과 커피의 뒤섞임이 일어나고 이는 과잉추출로 이어져 텁텁한 맛의 커피를 만들기 때문이다.)


ㆍ세 번째 물 붓기
커피추출량의 30% 정도가 나오는 세 번째 물 붓기에서는 이전보다 물줄기를 조금 굵게, 그리고 좀 더 빠르게 돌린다. 느리게 돌릴 경우 추출량에서 물의 비율이 더 많아지기 때문.


ㆍ네 번째 물 붓기
추출량의 20% 정도가 나오는 네 번째에서는 더 굵고 빠르게 돌린다.



■ 잘 된 핸드드립의 결과는?

핸드드립이 잘 됐을 경우에는 일단 원두가 처음 있었던 모양 그대로 내려와 있는 것을 볼 수 있고(잘못된 경우에는 가운데 부분이 내려앉아 있다), 무엇보다 이상적인 추출이 이뤄졌을 경우에는 커피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며 쓴맛-신맛-은은한 단맛의 여운과 함께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