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림자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문득 살아온 날들이 그저 아득하고 허전한
세월의 뒤안길에서
이제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싶어도
혼자여야 한다.
밤이 그렇게 늦지 않았는데도
모두 제 자리를 찾아가고 없다.
아침을 먹었는지 저녁을 굶었는지
아무도 걱정하고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홀로 죽어갈 때 까지
내 옆에는 나와 내 그림자만 있을 뿐,
몰라 보도록 수척한 얼굴과
늙어 주름살 따라 흐르는
깊은 강물 소리.
꽃잎 떨어져 흩날리는
언덕 위 바람 소리.
무심코 구름 속 보이는
희미한 사랑의 그림자도
이제는 나를 잊어버린듯
그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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