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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우석푸른바다 2011. 4. 10. 09:24

 

난 이외수님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물론 자랑하는 말이 아니라 그래서 이 책이 이외수님을 만나는 첫 작품이라는 이야기이다. 참 특이한 분이란 생각만하고 작품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트위트를 통해 보게되는 모습에 살짜기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평가의 별을 주기 전에 잠시 생각해보았다. 이외수님이 적은 글이 아니라면 별넷인데 이외수님이 적었기 때문에 별셋이다. 역시 나의 기대치가 별점에 영향을 주었다.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제목 근사하지 않은가? 난독증인가보다. 책을 다 읽었는데 책에서는 제목의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 그냥 제목에서 어렴풋이 느낄 뿐. 선물하며 살짝 들여다보았을 때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싶었는데, 이외수님의 이름을 걸기에는 명성에 좀 부족함이 있지 않나 싶다. 생에 도움이 될만한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주셨는데, 이미 아는 이야기도 많았고 짧게 정리해서 그런지 가슴에 와닿기보다 머리로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구나하는 정도였다.  이외수님의 말씀에 줄을 그어본 것이 몇 몇 있다. 책의 내용에 댓글달며 책을 읽는 습관대로 역시 주저주절 내 생각을 덧붙여보는 재미도 있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내게도 희망을 주셨다는거다. 그럼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성공하신건가? 글을 적을 때 아는 것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아 길게 쓰지 못하는 면도 있지만 다 아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를 빈 공간만을 채우려고 늘여쓰기 싫은 까닭도 있다. 그건 내 주장이고 어째거나 내 지식과 지혜가 부족해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외수님께서 이야기들을 엮고 본인의 글은 아주 짧게. 적게 넣고도 책을 내셨으니 나같은 사람이야 무엇하리. 물론 같이 "!"소리를 한다고 해서 같은 "!"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렇게 길게 꼭 적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배운듯하다.

 

별 셋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신 박경진님께 드린다. 몇 점 되지 않는 그림이었는데 어느 그림 한 점 소홀하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오히려 글보다 더 많은 여운을 남겨주는 그림이었다. 이 책을 통해 박경진님을 알게된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는듯하다.

 

"산이 높아 그대 있는 곳에 못 간다면 진정으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이고 강이 깊어 그대 있는 곳에 못 간다면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진정으로 보고 싶다면 아무리 산이 높아도 넘을 것이요.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아무리 강이 깊어도 건널 것이다. - 이외수" (p95) 항상 이유가 많은 남편과 앞뒤 재지 않고 일단 달리고 보는 내 성격으로 나름 고민 참 많이 했던 일이라 그런지 이 글이 눈에 번쩍 띄였다. 내 스타일을 응원받는듯해서 위로가 되었다.

 

"무지만큼 무서운 무기도 없지만, 무지만큼 무서운 죄악도 없다. -이외수"(p103) 너무나 순진하고 착하기만 한 주인공 옆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주인공을 지켜주는 기사들이 있다. 재벌로 능력 재력 빵빵한 기사들이라면 수고가 덜하겠지만 평범한 기사는 정말 모든 것을 건다. 순진하고 착한 주인공의 무지만큼 당당한 무기도 없지만, 그로인해 주변 사람들이 다치게 되니 무서운 죄악이다. 내가 너무 비약했나? 요즘 드라마나 다른 어떠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큰 아들이랑 나누었던 이야기 때문에 이 말씀에 이런 생각을 했나보다.

 

"구름이 무한히 자유로운 것은 자신을 무한한 허공에다 내버렸기 때문이다. -이외수" (p170) 난 구름이 여유롭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자유롭다는 생각을 그닥하지 않은듯하다. 구름이 자유로운가? 오직 바람이 불어야 움직일 수 있고 그것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람의 방향대로 움직여야하는데. 구름은 단지 존재만 할 뿐이라고 여겼는데.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아도 내 생각은 더 발전이 없다. 이렇게 이렇게 글 마다 토달아가며 읽는 재미도 좋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내 의견을 적어보는 것.

 

"태산같은 지식이 티끌같은 깨달음만 못하다. - 이외수" (p217) 동감. 동감. 지식에서 깨달음이 있어야지만 성장이 가능한 것이니까..

 

"진실과 사실은 어떻게 다른가. 머릿속에 있을 때는 사실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이 가슴속에 들어와 발효되면 비로소 진실이 왼다. - 이외수"(p333) 내 메모엔좀 더 생각해 봐야할 말이라 적혀있다. 동의를 못해서가아니라 동의는 하지만 그 깊은 의미를 좀 더 새겨보고 싶다는 뜻에서. <바다와 커피>란 책에 같은 말이 나온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말인데 며칠 사이에 두 권의 책에서 읽게 되었다. 역시 좀 더 생각하고 깨달음이 필요한 말인가보다.

 

"인간이 길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기 이전에는 온 천하가 모두 길이었다. 인간은 어쩌면 길을 만드는 수간부터 길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 이외수"(p337) 발상의 전환. 그런듯하다. 무언가 제안을 하나 하나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 많아지는듯하다.

 

".....감성에 호소하는 글을 이성으로 판단하는 것도 일종의 난독증입니다. - 이외수" (p339) 요즘 이외수님의 트위트에서 간혹 읽을 수 있는 단어. 난독증. 여기서도 읽었다. 살짝 찔리는 문장. 하지만 글이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내 것이 아니라고 하지 않나? 읽는 이의 것이라고. 좋은데 인용되면 좋고 내 마음에 맞지 않게 인용되면 속상하고 인지상정이라 생각한다.

 

"가난하지만 인간답게 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부자지만 비열하게 살고 싶으신가요 정답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힘들지요. - 이외수" (p343) 글로 봐서는 정답은 전자같은데 요즘은 후자를 원하고 후자를 실천하기 힘들어하는 이도 많은듯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뉴스가 흉흉하다.

 

이외수님의 글엔 이렇게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생각을 덧붙여보았다. 덕에 읽는 것이 더 더뎌졌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는 책들은 한번에 쫘아악 읽어버리면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는듯하여 좀 더 늦춰봤다. 더 있지만 더 적음 너무 길어지겠다. 이미 많이 길어졌는데.

 

감성산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읽을 수는 있는 책이었다. 작가가 작가의 생각을 직접 이야기 한 부분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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