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발간되자마자 사서 묵혀두고 읽게된 책이다. 원래는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려고 샀는데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이 책을 샀을 때, 주르륵 넘겨보고선 ’내겐 해당사항이 없네. 별로 위로받을만한 일이 없네.’ 라고 생각하며 빨리 읽어내야하는 책에 묻혀 한참만에야 잡았다. 책을 만든 이의 세심함을 종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은 편안하게하고 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옅은 초록빛 종이. 종이의 색이 주는 편안함에 자꾸 들춰보고 싶은 책이다.
상황별로 위로를 전해왔다. 시작은 한 편의 시와함께, 다음은 작가의 위로와 격려가 담긴 내용의 글의 순서로 되어있다. 서문의 제목이 왠지 찡하다. "지금, 당신은 괜찮은가요?" 누군가 이렇게 물어만 봐도 와락 눈물 쏟아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싶다. 위로의 제목들은 여러가지다. 일상속에서, 연애와 결혼, 가족의 울타리, 직장생활, 대인관계로 나뉜 아래에 각각의 위로들이 있다.
"마음이 버석거리는 낙엽처럼 메말라 갈 때" 작가는 우리에게 물어본다. "오늘도 거르지 않고 당신의 마음밭에 물을 주었습니까?"(p69) 마음밭에 물을 주었을까? 생활에 감동을 텔레비젼 다큐에서나 찾아보고 있진 않은가? 감동은 하지만 잊는 것도 빠르게 잊고 까만 박스를 빠져나오면 별개의 세상을 산다는듯 건조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때로 번쩍임같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그에 맞춰 우리의 기억도 마음도 번쩍 번쩍 번쩍이는 것만 같다. 버석이지 않게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걸어도 보면서 감탄사를 남기는 수고를 아끼지 말자. 오늘도 거르지 말고 마음밭에 물을 주어보자.
"조금씩 죽음이 가깝게 느껴질 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실려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깃털같은 아쉬움도 없이 툴툴 털어버리고 가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할까.
"친구의 결혼 생활이 궁상스럽게 보일 때" 결혼생활의 궁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멋쟁이 언니가 늘어난 츄리닝을 입고 큰 그릇에 담긴 비빔밥을 먹는다는 설정이다. 그게 생활인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많아 곱게 곱게 살기만한다면 그런 모습은 없을지 몰라도 또 다른 삶의 궁상이 있을지도 모른다. 보호의 대상이었다가 모든 것을 보호해야만 하는 이가 되는 것이 결혼인 것을. 그래서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고들 하나보다. 작가는 말한다. "친구는 당신의 생각과 달리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겁니다." 정말 그렇다. 남들의 결혼생활이 궁상스럽게 보인다면 궁상스럽지 않은 모델로 힘차게 만들어보길 나도 권해보고 싶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싫어질 때"란 제목엔 참 먹먹해진다. 퇴근해오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싫으면 밖에서 방황이라도 하고 오지만, 집에서 같은 마음을 가진 이는 정말 방법이 없다.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요구는 "...좀 하지 말아달라." 아내는 "...좀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한다. 남편들은 혼자이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비롯 되었다면 아내들은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란다. 그렇구나. 그런 것도 다른 것이었구나. 겉도는 남자도 멋 잃은 여자도 우리가 끌어 안아야 할 나의 남편이자 아내라고 한다. 서로의 삶과 역할, 책임이 무겁고 힘들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살다보면 조금 실망하고 권태를 느끼게 되고,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정말 그런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참 팍팍해질 때가 있다.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성공의 묘미는 결과가 아니라 힘든 과정을 통해 얻는 성취감에 있다고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있다. 간혹 왜 달리는지, 얼마나 달려왔는지, 어디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조금 숨 고르며 살펴봐야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한 일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받기를 원합니다."(p274) 경제적인 문제와 건강의 문제를 제외하면 아마 거의 모든 갈등과 고민의 원인이 되지 않나싶다. 쉽게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정말 자존심이 약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작가는 말한다. 한번쯤 생각해봐두는 것도 좋을듯하다. 자존심을 내세워야할 때와 그러지 말아야할 때를 알아야겠다. 내 곁에도 인정욕구가 너무가 강렬하신 분이 있다. 곁에 있는 사람은 너무 피곤하다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그녀 외에 다른 이들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 그녀는 모른다. 오늘은 다른 누군가를 인정하는 말 한마디 해주면 더 따뜻하고 훈훈한 날이 되지 않을까싶다.
읽어가다보면 위로의 상황상황을 어떻게도 이렇게 꼼꼼하게 챙겨놓았을까싶다. 거만하게 내겐 위로 받을 일이 없다고 말하던 내게 정말 그러냐고 물어나 보는듯 상황상황이 와닿는다. 탁히 특별하거나 별 다른 말은 없다. 일상적으로 누구나 알고 나누고 들어왔고 읽어왔던 이야기.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다시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람인지라 ㅁ마대로 되지 않아 문제인 것이지. 정확하게 맥을 짚어 놓은 상황과 시로서 감성을 자극하고 글로써 달래준다. 그런 책이었다.
'愚石의,,, 感性 > 愚石의,,, 冊-書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말라야 커피로드 (0) | 2011.04.10 |
---|---|
루디's 커피의 세계, 세계의 커피 (0) | 2011.04.10 |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 (0) | 2011.04.10 |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0) | 2011.04.10 |
어설픔 (0) | 2011.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