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녹차의 울음 소리를 가둔다

우석푸른바다 2011. 2. 23. 22:28

 

저녁, 세워놓은 종 닮은 찻잔에서 맑은 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이면 주거니 받거니 합창으로 가슴에 울린다
때로는 너와 내가 소나무  배후로 지목한 달을 보며
소원을 이야기 하던 때가 그립다

우리들의 잔소리 많았던 생애를 차로씻는다 
녹차잔을 아주 삐틀어 비틀면 새벽이 온다고 믿고 싶다 
산다는 게 반은 취하고 반은 깨어서 가는 길
한 번씩 힘겹게 웃을 때마다 우리들의 생애는 깊어가네


 

옷걸이에 걸린 외투가 졸고 있다
넥타이를 고쳐매며 외투를 흔들어 깨운다
새벽, 찻잔 엎어놓고 녹차의 울음 소리를 가둔다  

 


 

달이 느린 걸음으로 퇴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