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속에 달이 출렁거린다
흙빛 만월을 기우리면
열 나흘 하현달, 스무 날 상현달
뜨거운 달의 열기와 입술의 연리지를 타고
나의 세월도
하현으로, 만월로, 다시 상현이다가
캄캄한 그믐밤을 지나면
가만히 돌아와 평온한 곳에서도
탁한 보름달은 온 마음 떨고 있고
일렁이는 달의 호면
들뜨며 출렁거리는 언저리에는
가만가만 생각의 물안개 피며
내 빛과 어둠의 날들도 그 안에서 흔들린다
점점 작아지는 잔 속의 달......
마지막 이우는 달은
눈물이듯 늘어지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다가
흔적 하나 동그만 달무리로 남기고 가면
5분 간의 달빛 세월에 교차하던
어둠도 빛도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가고
나는 흰 하늘 하나 구겨 던지며
일상의 소용돌이 앞에 되돌아와
지푸라기처럼 사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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