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잔 속에 달이 출렁거린다

우석푸른바다 2011. 2. 10. 18:37

잔 속에 달이 출렁거린다

 

흙빛 만월을 기우리면

열 나흘 하현달, 스무 날 상현달

뜨거운 달의 열기와 입술의 연리지를 타고

나의 세월도

하현으로, 만월로, 다시 상현이다가

캄캄한 그믐밤을 지나면

 

가만히 돌아와 평온한 곳에서도

탁한 보름달은 온 마음 떨고 있고

일렁이는 달의 호면

들뜨며 출렁거리는 언저리에는

가만가만 생각의 물안개 피며

내 빛과 어둠의 날들도 그 안에서 흔들린다

 

점점 작아지는 잔 속의 달......

 

마지막 이우는 달은

눈물이듯 늘어지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다가

흔적 하나 동그만 달무리로 남기고 가면

5분 간의 달빛 세월에 교차하던

어둠도 빛도

기억 속으로 멀어져 가고

 

나는 흰 하늘 하나 구겨 던지며

일상의 소용돌이 앞에 되돌아와

지푸라기처럼 사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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