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찻물과 황차

우석푸른바다 2011. 2. 4. 20:02

 

찻물과 황차


 

한라산 중 허리 산방에서 주로 삶을 영위하는 나에 게  축복이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나무들 곁에 숲 곁에 살고 싶어 이곳에 개인 차실을 만들었는데

소나무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놀랐고,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얼마나 감격했던가. 그 감격은 지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집에서 마시는 황차다. 차잎을 발효시키지 않으면 녹차를 얻을 수 있고 완전히 발효시키면 홍차를 얻을 수 있고 절반을 발효시키면 황차를 얻을 수 있다.

 

속이 좋지 않아 녹차 마시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황차를 권한다.

이곳 제주의 물은 육지부의 생수와 같다

그러나  제주 사람들도 이젠 생수를 돈주고 마시고 있다

차맛은 물맛에 결정적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게 내 일상에서 말 그대로 다반사(茶飯事)가 된 것도 바로 찻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아침 저녁으로 밥을 먹은 뒤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거실 툇마루에 찻상을 차려놓고 차를 마신다.

물맛과 차맛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쇠주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

 

차는 황차를 즐겨 마신다.

어쩌면 맛과 빛깔이 그리 정결하고 고운지 모르겠다.

차잎을 발효시키지 않으면 녹차를 얻을 수 있고 완전히 발효시키면 홍차를 얻을 수 있고 절반을 발효시키면 황차를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녹차를 마셨으나 속에 부담이 되는 듯해서 마음껏 즐기지 못했는데, 황차를 마시니 속에 부담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아무리 마셔도 머리가 맑고 속이 편하다.

 

제주시 광령 백록 다원에서  제다하는 황차를 얻어다 마시고 있는데, 완벽한 야생차다.

그 어떤 비료나 거름도 주지 않고 오직 한라산의 햇빛과 공기와 물과 바람과 흙 속에서 자라난 차나무에서 얻은 것이니,

이보다 좋은 차가 없다.

이 차를 맛본 뒤로는 다른 차의 맛이 확연히 식별이 된다. 그만저만한 차들만 마시면 차의 맛이 식별이 되지 않는 법이니, 모름지기 최고의 차를 마셔보아야 한다는 게 빈말이 아닌 듯하다.

결국 차 마시는 게 생활화된 것은 좋은 차와 좋은 물을 얻게 된 이후였다.

그리고 좋은 차와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조건의 사람,

그것들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생리적 조건을 갖추게 된 이후였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니체의 말을 빌리면, 정신 자체도 신진대사의 일종이기 때문에, 물과 차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그 맛에 투명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정신이 아니면 안된다.

술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는 신진대사로 차맛에 제대로 반응할 수는 없는 것이니, 차 역시도 억지로 권할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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