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도 없는 동설차 만들기
‘동설차’라는 이름은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그만큼 귀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예전에 차를 긴요하게 여겼던 절집이나 선비집에서 차 춘궁기를 나는 대안이자 겨울에 자연으로부터 기운을 얻는 한 방편으로 만들어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설차 법제에 관해서는 기록은 물론 말로 전해오는 내용도 거의 없다. 따라서 요즘 민가에서 동설차를 만들어 먹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고 일부 사찰이나 다가에서 그나마 차를 좀 아는 스님이니 차인들이 만들고 있다. 동설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눈이 내린 직후에 차밭을 찾아가서 눈이 소복이 덮여 있는 찻잎 가운데 비교적 색깔이 연하고 부드러운 것을 딴다. 색깔이 연한 것일수록 봄에 나온 것이어서 봄 해차의 성분이 많이 남아 있다. 찻잎은 깊은 산속 야생찻잎을 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찻잎은 발효 방지를 위해 씻지 않아야 하므로 비료나 농약 성분, 매연 먼지 등 공해성분 등으로부터 자유로울수록 좋다.
따온 찻잎은 가위로 1㎝ 정도의 폭으로 가늘게 썰고 생잎을 양손 바닥으로 살짝 힘을 주어 비빈다. 그 다음에 타지 않을 정도로 뜨겁게(솥바닥 온도는 섭씨 300도 정도로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솥바닥에서 떼굴떼굴 구르며 증발한다) 달군 솥에 찻잎을 넣고 저으며 덖는다. 찻잎 양은 솥바닥으로부터 1~2㎝ 두께로 넣는다. 이때 봄에 해차 덖을 때와는 달리 찻잎에서 나는 수증기를 찻잎으로 덮어싸며 젓는다.
딱딱한 잎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하기 위함이다. 한 5~10분 동안 저으면 풋풋한 냄새와 함께 약간 구수한 냄새가 올라온다. 이때 찻잎을 꺼내어 다시 양손바닥으로 비빈다. 두번째 이후엔 잎이 딱딱해져서 비비지 않아도 된다. 여섯~아홉번 덖은 뒤 열을 식혀 우려 마신다. 봄에 나온 덖음차와는 달리 풋풋한 냄새가 강하고 맛은 여리다. 약간 얼얼한 맛도 난다.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홀로 또는 친한 벗과 둘이서 마시면 한겨울에 생생한 자연의 기운을 얻어 하늘을 나는 듯해 능히 신묘의 경지에 이른다.
깊은 산속 야생차로 남도 전통 다맥을 잇는 차문화 연구모임 ‘남도 야생차지기’(061-753-2240)가 봄철에 ‘순수 야생작설차’를 만들어 보급하는 한편 겨울에 동설차를 재현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남도 야생차지기’에 전화하면 내년 봄 깊은 산 야생차밭에서 나는 수제작설차 제다 체험 및 구입 회원 가입과 동설차 제다에 관해 설명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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