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끓는 동안
무념無念에 푹 빠져 바위가 되니
거기에도 한 세상 있데
귀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고
눈뜨지 않아도 보이는
옷깃 스친 인연이나
드나듦이 한가지인 바닷물에 젖어
천만 길 어둠 밑바닥에 가라앉아 보아도
그 또한 한 세상 있데
겨울새 떼는 산 너머로 지고
흑색부리 물새만 저 홀로 펄을 쪼고 있는데
썰물은 더욱 멀리 나가 기척 없고
시간이 찬 뒤에야 밀물이 들어오니
비움과 채움이 엇갈려 출렁이는 곳에도
한 세상 있데
보살의 차는 연하고 부드럽고
스님의 차는 짭짤하고 고소하데
그렇듯 오늘은 차가 가슴속까지 데워
온몸 피톨을 돌리자
채우고 비움을 못 견뎌 신열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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