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설록의 노래

진한 茶 향이 의자에 앉아 있다

우석푸른바다 2019. 12. 21. 22:54

그의 방에 의자가 쓸쓸하다

노랗게 태양만 내려와 앉아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기다린다

男子의 슬픈 등 뒤로 따스하게 햇살 비추듯

나른한 평화가 의자에 앉아있다

 

그의 방에 의자가 쓸쓸하다

노랗게 지루함만 내려와 앉아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기다린다

그의 푹 꺼진 두 눈과 야윈 볼이 안쓰러워

노곤한 졸음이 의자에 앉아 있다

 

그의 방에 의자가 쓸쓸하다

노랗게 그리움만 내려와 앉아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기다린다

그의 가락 가락 흰 손이 뜨겁게 찻물 끓여

진한 향이 의자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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