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처연함과 가벼움, 적멸 속에서 보여주는 삶의 간극.
우석
글을 읽다가 드문드문 창 밖을 본다. 찻잔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고
식은 차 한 모금을 입에 담고 굴리면서
밤길,
걸어가는 사람들
저 사람
세워진 외투 깃이 날카로워 보이네.
목에 넘어갈 마지막 즈음에 재스민차는
입안의 따뜻함이 고마웠던지
내게 아주 조금,
오랫동안 앓고 있는 이의 창백한 미소처럼
단맛을 준다.
어쩌면 차의 가장 소중한 맛이 이맛이 아닐지....
다기나 물이나, 혹은 차종이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서 체화된 茶 말입니다.
글에 대한 사념도 혹 이 비슷한 것 아닐까?
다시 식은 차 한 모금 마시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예전에 신석정 시인도 그랬다.
"갓 핀 청매(靑梅) 일렁이는 향기에도 자칫 혈압이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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