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차를 마시며
숲길은 떨어진 나뭇잎에 덮여있었습니다.
솔가리가 쌓인 이끼 낀 바위 위로 젖은 햇살이 내려앉고
낮게 자란 산죽 위로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목향과
숲길에 깔린 낙엽향이 온 숲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그 고요한 숲길에서
나는 오래도록 숲이 뿜어내는 향을 깊이 들이켰습니다.
어디선가 새소리 같은 다람쥐 소리가 들려왔고
산죽이 자라난 산비탈에서도
숲은 깊고 깊은 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날
그 숲에서 자란 나뭇잎으로 차를 끓이고
맑게 우러난 은은한 고욤차의 연둣빛 향을 마시며
나는 다시 그 깊은 숲을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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