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두드리는 비의 체온을 느끼는 일이 이젠 익숙합니다.
비를 타고 노는 음악이 낯설지 않고요.
비는 오고 음악이 가는 아침 입니다.
비에 앉아 노니 술을 껴안기가 훨씬 부드러워요.
비를 안으면 그 또한 술이고요.
재즈를 리피트로 걸어주시니 음악 속에 거닐어 봅니다.
블루스 리듬이 나를 만지네요.
서툴게 내리는 비를 데리고 앉아 그렇게 술과 음악에 젖습니다.
우산을 펴도 좋고 접어도 좋은 날이네요.
바다 안개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제 몸 적시지 못하는 바다를 젖게 하자고 오는 손님인 해무,
그 작은 물 알갱이들의 날개를 보았죠.
비애 젖은 가로등 불빛이 가스등 같다는 생각과 함께 가스통 바슐라르가 떠올랐어요.
그런 날 취하지 않으면 나쁘죠.
서툰 어른들의 이야기처럼 시간은 가는데 줄어드는 통잔 잔고처럼 여겨지는 지나감의 아쉬움,
비의 체온이 익숙한 날들입니다.
밖에서 음악을 듣는데 너무도 좋은 선곡에 한참 멍하니 와인 한잔 합니다
술 한잔 비 한방울 바람 한줌 재즈의 선율 굿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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