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고욤차를 마시며

우석푸른바다 2010. 11. 16. 09:49

고욤차를 마시며


숲길은 떨어진 나뭇잎에 덮여있었습니다.

솔가리가 쌓인 이끼 낀 바위 위로 젖은 햇살이 내려앉고

낮게 자란 산죽 위로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목향과

숲길에 깔린 낙엽향이 온 숲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그 고요한 숲길에서

나는 오래도록 숲이 뿜어내는 향을 깊이 들이켰습니다.

어디선가 새소리 같은 다람쥐 소리가 들려왔고

산죽이 자라난 산비탈에서도

숲은 깊고 깊은 향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날

그 숲에서 자란 나뭇잎으로 차를 끓이고

맑게 우러난 은은한 고욤차의 연둣빛 향을 마시며

나는 다시 그 깊은 숲을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