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한 사랑은 이를테면 이런거야.
오늘처럼 비가 미친듯이 퍼붓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한 우산을 붙잡고 빗속에 뛰어드는거야.
어깨죽지가 젖고, 신발이 물을 먹어 무거워지고 지나가던 차가 물파도를 뿌려대도 불쾌하기는 커녕 좋기만 한거야.
오히려 가슴이 뛰는 거야.
한 우산 아래에서 서로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게 가슴 뛰는 거야.
사랑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달라. 조용한 까페를 찾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무런 지붕 아래에서라도 비가 누그러지길 기다릴 수 있지.
바쁜 일이 있다면, 각자의 우산을 들고 천천히 비를 맞지 않게 조심하며 걸어가.
폐가 되지 않으려면 우산은 스스로 준비했어야 하는 거지.
팔팔한 사랑은 그들의 사랑이 식었다고 말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서로 부둥켜안지 않는다고 해서, 희생을 피하려 한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야.
그들은 서로를 살피고, 동시에 자신을 살피며 걸어가.
그러면서도 비로 인한 피해는 최소한으로 해야지.
각자의 우산 아래 있지만 서로를 걱정하고 또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같은 속도로 걷는거야.
나이를 먹는다는 건 슬프지만 아름다운 일이야.
나이를 먹는다는 건 슬프지만 아름다운 일이야
우 석
사랑이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그 애닮음만큼 좀 더 아름답지 않니?
'愚石의,,,,,,노방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 시린 밤 (0) | 2017.04.22 |
---|---|
민들래 홀씨되어 그대에게 가고파라 (0) | 2017.04.18 |
사람은 섬이다 (0) | 2017.04.17 |
벌거벗은 몸을 언제까지고 지칠 줄 모르고 응시했다 (0) | 2017.04.17 |
지금 놓치면 두 번째 기회는 오지않을것이다 (0) | 2017.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