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차 한모금

우석푸른바다 2011. 5. 3. 10:25

차 한모금

 

차 한모금

 

며칠 전 귀한 차 한 봉지를 받았다

올해 첫 수확한 귀한 차를 보내주신 분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감사 해야 할 지

전화기를 잡았다가 놓기를 몇 번 한끝에 그래도 전화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군더더기 없는 맑은 목소리로 잘 마시면 되지 뭘 감사냐고 했다

차를 내어 그분의 수고로움 하나하나 까지도 차 향 속에 녹아진 맛을 음미 하며 참으로 행복했다

 

사람들은 각기 세상을 살아가면서 벗 할만한 좋은 친구를  만들려고 많은 투자를 한다

사람일 수도 있고 취미일수도 있는데 오래 전 부 터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 중에 하나가

차 이다

 

이렇게 귀한 차를 처음 개봉해서 우려 내어 마시는 차 맛과 향은 그 동안의 온갖 먼지들을

다 씻기어  몸 속에서 마치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 보는 맑은 소리다

 

차는 급하면 제 맛을 우려내지 못한다

그리고 빨리 되지 않고 시간이 되어야 맛이 우러나오고 물의 온도가 적당해야 차의 모든 맛이

어우러져 좋은 맛을 낼 수 있기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것에는 반드시 인내라는 조미료가 들어가듯 말이다

차를 내는 과정이 작은 인내에서 시작 하듯 작은 인내의 반복은 점점 큰 인내를 만들어 준다

차 한 모금을 마심은 그 속에 녹아진 정성과 기다림을 함께 마시는 것이다

 

그래서 차 한잔은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점점 굳어져 가고 있는 마음을 녹일 수 있는

효능이 좋으면서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좋은 약이며 차 한잔 하자는 인사는

반갑고 그리고 세상을 살아갈 만한 힘을 주는 좋은 보약이다

 

그 동안 차 한잔 할 여유가 없었다 면 그 여유는 스스로가 찾지 않는 다면 영원히 자기 자신에게

찾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자신 곁에 있다 한들 스스로 찾지 않으면 찾지 않아 잊혀 지는 물건과 꼭 같은 것 아닌가

 

함께 할 친구 가 없다면 혼자서 마시는 차 맛을 느껴 보면 좋은 친구 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은 내가 시간이 있을 때를 맞추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손을 내밀면 언제든지 내 손을 잡아 줄 친구를 만들면 좋겠다 싶어 나는 차와 친구하며

좋은 벗이 되었다

 

좋은 친구는 향이 베어 나오게 되는데 차 향이 내 몸 속에서도 베어 나와야 친구에 대한

예의인데 지금 내 몸에서는 어떤 향기가 풍기고 있는 것일까?

 

풋풋하고 싱그러운 향이 내 몸 속에서도 베어 나와 내 삶을 적실 수 있다면 기다리지 못해서

나를 망가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겠지

그리고 정성으로 하나하나를 어루만질 수 있는 따스한 손길이 될 텐데

 

차를 마시는 사람도 많고 찻집도 참 많아 졌다

좋은 차 벗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차 향기를 많이 풍기는 친구들이 많아 져서 그래서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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