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씁니다.
이곳에 글을 쓰라고 합니다.
떠나고 폐쇄하고 차단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빈집이 너무 쓸쓸해 보인다며 뭔가 흔적이라도 남기며 살라 합니다.
어차피 산다는 게 여기저기 흔적 투성이입니다.
글이라는 거 행복할 때 보다 행복하지 않은 순간 더 많이 쓰여집니다.
마음속에 있는 과거의 흔적 꺼내 보는 일이겠지요.
솔토산방 자락에 어둠이 내립니다.
하늘만 살아있고 산은 검게 죽었습니다.
하늘 마저 검게 변하면 산 중의 하루는 끝을 맺습니다.
오랜만에 빨래를 했습니다.
산방에는 세탁기가 없어 종종 빨래감을 집에 가져가곤 했는데
오늘은 차가운 물로 손 빠래를 하여 봅니다
물이 차겁습니다
양손을 입김으로 호 호 녹여 가면서,,,,
시린 손을 녹여가며 손빨래를 했습니다.
땟물을 쏟아내며 그것 또한 내 삶의 흔적이구나, 했습니다.
사람 마음은 어떤 세제로도 세탁되지 않습니다.
빨랫비누를 갈아 마셔도 속 마음은 맑아지지 않습니다.
가루비누를 물에 타 마셔도 마찬가지입니다.
흔적 많은 삶은 더 그러할 것입니다.
어디 사람 마음 청정하게 만드는 천연 세제 없을까요....
후미진 찻집을 찾아 40여분을 달려서 가고
다시 1시간여 넘게 족히 달려서 솔토 산방엘 왔습니다
서귀포시 남제주군 저지리
한옥의 향기라는 엉터리 같은 전통찻집에서
음악과 함꺠
텅빈 고요속에
한마음 가득 충만함을 가지고 돌아 왔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군요
이 마음 다시 청정하게 만들어야 할 죄악을 또하나 범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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