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오가(子夜吳歌) / 이백(李白)
(한 밤에 들려오는 오나라 노래 / 李白)
장안일편월(長安一片月) : 서울 한 조각 밝은 달
만호도의성(萬戶擣衣聲) :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
추풍취부진(秋風吹不盡) : 가을바람 불어불어 그치지 않으니
총시옥관정(總是玉關情) : 이 모두가 옥관을 향하는 정이라
하일평호로(何日平胡虜) : 어느 날에야 오랑캐를 평정하고
양인파원정(良人罷遠征) : 원정을 마치고 우리 낭군 돌아올까.
이 작품은 오래 전에 중국 여행길에 길거리 書工으로부터 몇 푼 주고 받아온
몇 작품 중의 하나인데, 이제야 제대로 감상해 봅니다.
이 시는 오언고시로써 전쟁에 나간 남편을 그리는 아내의 심정을 읊은
이백의 작품으로 여인의 입장에서 지은 남편을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시입니다.
먼저 1, 2구를 감상해 보기로 하지요.
長安一片月(장안일편월) : 서울 한 조각 밝은 달
萬戶擣衣聲(만호도의성) :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
서울(長安)의 달 밝은 밤입니다. 밤은 제목에서 볼 때,
"子時”라고 했으니 이는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입니다.
즉 밤이 깊었음을 의미합니다.
밤하늘에는 오직 희미한 조각달(一片月)만 보입니다.
그 싸늘한 가을밤에 도시의 그 많은 집마다(萬戶) 다듬이질 소리(擣衣聲)가 들립니다.
이 늦은 밤에 왠 다듬이질 소리인가. 왜 이렇게 늦은 밤까지 집집마다 잠 못 이루는 것일까.
그것은 전장에 남편을 보내고 홀로 남은 아내들의 다듬질 소리입니다.
그녀들은 추운 곳에 멀리 있는 남편의 옷을 만들어 보낼 그 옷을 다듬질하는 소리인 것입니다.
다음은 3, 4구입니다.
秋風吹不盡(추풍취부진) : 가을바람 불어불어 그치지 않으니
總是玉關情(총시옥관정) : 이 모두가 옥관을 향하는 정이라
계절은 가을이라 싸늘한 가을바람(秋風)이 불어(吹) 그치지 않습니다(不盡).
아무 걱정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을바람이 그냥 가을바람일 뿐입니다.
그저 벌써 가을이구나. 날씨가 이제 추워지는구나. 옷이라도 단단히 입어야겠다는 정도의 느낌일 것입니다.
그리고 별 걱정이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작은 가을바람은 그 소리가 들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걱정이 되는 사람은 아무리 작은 가을바람 소리도 크게 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고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를 전장에 보낸 이는 그렇지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안위가 걱정되는 것은 기본이고, 그 가을바람 소리가 자신의 살을 에는 듯이 차고도 아픈 것입니다.
그래서 이 바람이 그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바람은 그치지 않습니다.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고 염려하는 이 말이 전장인 옥관에 가있는 사람을 염려하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또는 바람이 그치지 않고 계속 부는 것은 옥관에 있는 사람이
현재에 겪고있는 추위와 괴로움을 호소하는 소리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됩니다.
다음은 5, 6구를 보기로 하지요.
何日平胡虜(하일평호로) : 어느 날에야 오랑캐를 평정하고
良人罷遠征(양인파원정) : 원정을 마치고 우리 님이 돌아올까.
도대체 어느 날(何日)이 되어야 오랑캐(胡虜)를 평정하고(平)
남편(良人)이 그 먼(遠) 전장(征)에서 전쟁을 끝내고(罷) 돌아오겠느냐고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전장에 보내고 남은 사람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오죽하겠는가.
그러한 어려움과 고통을 상상하는 사람과 실제 자기 일로 겪는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웃이 겪는 고통을 정말 헤아려본 적이 있는가.
도대체 전쟁은 누가 일으키고, 왜 일으키며, 전쟁으로 겪는 고통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그 피해는 누가 보상하는가.
이 시는 결국 전쟁을 비판하는 평화주의자 이백의 '영원한 반전쟁 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率土山房 > 愚石의,,,,山房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물로 차(茶)를 달여 마시며 (0) | 2010.07.12 |
---|---|
제다 채험할때 찍은 사진 (0) | 2010.07.12 |
차를 마실수 있음이 (0) | 2010.07.04 |
오늘도 찻잔을 사랑하며 (0) | 2010.07.04 |
한잔의 차가 그리워질때 .. (0) | 2010.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