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군가의 수호천사이고 싶은가?
눈이 부시도록 시린 1월의 모처럼의 햇살 아래,
몇 시간 동안 따스한 온기로 발산하는 하얀 역류의 일정한 흐름들 이
눈동자를 환하게 키웁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파아란 하늘의 광활함'과 ‘
어딘가 그늘진 곳에서 출발하는 시원한 바람이 돌고 돌아 5층의
높은 곳까지 찾아와 주는 친절함'이 마주하는 1월의 한가로운 주말 오후입니다.
창밖의 세상에 잠시 몸과 마음을 내밀어봅니다.
세상은 저에게 밖으로 오라고 오라고 손짓을 내밉니다.
바깥세상은 그렇게 잠시, 예전의 맑았던 기운을 회복했습니다.
멀리 한라산 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라면,
그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희뿌연 먼지가 어디론가 자리를 비운 것이 확실합니다.
하늘의 맑고 시원한 구름 물결 에 발을 잠시 담가봅니다.
나머지 몸마저 모두 푹 담고 구름 물결에 따라 유유히
헤엄치며 흘러가고 싶은 그런 오후입니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맑은 금요일의 분위기에 한껏 취하게 하는 음악을 고릅니다.
몇 장 남아있지 않은, 서랍장의 낡은 CD 들을 이것저것 뒤적거렸습니다.
젊은 날의 찬란했던 저의 싱싱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음악의 재생과 함께 현재의 저는 영화 하나에 울고 웃었던
청춘의 시절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였고 1989년에 개봉한 영화 <Always>를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제가 이 영화를 본지 벌써 20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주 오래전, 기억도 희미한 그때의 일요일 밤마다 KBS에서는
지나간 영화 - 명화 - 를 틀어주곤 했는습니다.
무심코 채널 돌리다가 잔잔한 러브 스토리와 음악에 깊이 침몰된 나머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상념에 빠진 영화가 <Always>였습니다.
한국 번역으로는 <영혼은 그대 곁에>입니다.
<Always>라는 영화는 음악으로 저의 기억 속에서 소중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영화들은 특정 장면보다 음악으로 더 빛이 납니다.
<Always>라는 영화는 저의 오랜 기억에서 아름다운 선율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존 윌리암스의 음악은 <스타워즈>, <레이더스>, <쥐라기 공원>처럼
필요할 때는 강렬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경쾌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마치 영화를 빛내기 위한 잔잔한 그림자와 같은 조연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Always>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작업한,
존 윌리암스는 자신의 역량을 겉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영화에 묻혀갈 듯 그의 스코어는 그냥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 뒤를 돌아보게 될 때,
그의 스코어는 기억 속에서 하나의 작은 조각으로 다시 환원이 됩니다.
그의 스코어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어떻게 되었을지,
그의 진면목을 다시금 느끼고 또 한 번 감동을 하게 됩니다.
아래의 스코어는 주인공 도린다가 남자 친구를 잃고
혼자 외롭게 비행하는 영화 속 장면 속에 수록된 곡입니다.
공중을 마음껏 누비고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음악에 귀를 기울이시면 훨씬 묵직한 감동이 마음에 파도를 칠 겁니다.
전설로 남은 존 윌리암스가 지휘하는 모습과 그의 오케스트라가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하시며,
그 장엄했던 영화의 스케일을 한번 느껴보시길 권장합니다.
이 영화는 한국인에게 영화의 스토리보다 음악으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사실은 <사랑과 영혼>보다 먼저 개봉했는데,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개봉한 지 10년 가까이 지나서 TV에서 보게 되었으니,
아마도 홍보가 제대로 안되었거나 대중적인 접근 방법이 부족하거나
이런저런 연유가 있었겠지요.
이 영화는 <사랑과 영혼>과 이야기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Always>에서는 <사랑과 영혼>처럼 다양한 장면의
연출 속에서 벌어지는 주인공과 악당 간의 극적인 사건이나 숨 막히는
갈등의 요소들을 묘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Always>는 사랑을 광활한 호수의
여유로운 잔물결처럼 평화로운 시선과 따뜻한 장면으로 처리했어요.
저는 순수한 시각으로 사랑을 제대로 관조한 것이 아닌가.
그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위대합니다.
사랑하는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이 찾아온
이후에도 그녀 주위를 맴돌며 마지막까지
수호신 역할을 자처하는 지고지순한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남자는 산불 화재진압을 하는 비행기 조종사입니다.
그는 작전 수행 도중 동료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사고 이후, 사랑하는 남자 친구를 잃게 된 여주인공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롭게 지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이별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또 한곡 소개해드리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일까요?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숫자로 셀 수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일까요?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 어디선가 일어나는 복잡한 화학반응의 결과일까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깊은 곳에서 끓어올라 주체 없이
용솟음치는 감정이 사랑이며,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할 수 없는 마음의 쏠림도 사랑이며,
그 사람을 위해서 목숨조차 희생할 수 있는 마지막 헌신도 사랑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보이는 것이 없어집니다.
물불을 안 가리게 됩니다.
주인공은 물불은 가리지 않는 사랑을 합니다.
불구덩이 속으로 기꺼이 뛰어들었고,
희미한 영혼의 몸으로 그녀를 구하기도 합니다.
영혼으로 남아서까지 사랑을 기억하고 그것을 지켜냅니다.
불타오르는 사랑이란 눈으로 하는 사랑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주인공은 결국 평생 단 한 사람일 것 같은 사랑을 잃게 됩니다.
연기가 눈에 들어와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잃어버린 사랑을 잊지 못해 눈물이 나는 것인지
그녀도 스스로 갈팡질팡하며 괴로워합니다.
사람을 잊는다는 것은, 사랑을 단념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그녀에게 사랑은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잃어버린 사랑도 마지막 극적인 죽음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구원을 받게 됩니다.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사랑의 도움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장면에서는 그의 사랑이었던 영혼으로부터 위기를 벗어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깨닫고 보니,
사실 그 장면이 뜻하는 것은 스스로 과거의 사랑에서 독립하려는
그녀의 의지를 뜻한 것이 아니었을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 스스로 과거의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사랑하고 계십니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꿈꾸십니까?
사랑을 잃고 연기가 눈에 들어가 버려 눈물을 짓게 하는
그런 후회를 만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생명을 잃더라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어
그 사람을 위해 머무를 수 있는 특별한 영혼이 되기를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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