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石의,,,,,,노방초

눈이 소담스럽게 내린 아침에

우석푸른바다 2019. 12. 21. 23:02

 

눈이 소담스럽게 내린 아침에

어떤 사람에게 용무가 있어

편지를 전하며

눈 내린 것에 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았더니,

오늘 아침의 눈은 어떻게 보셨는지 등의 인사 한마디도 없는

멋없는 사람의 말씀은

유감스럽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정말 실망스럽군요.라는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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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인들

좋지 않으랴만

요즈음 들어 가만 생각해 보니

좋아하는 책들 중의 상당 부분이 오래전 사람들의 글을 읽은 사람들이

 

그의 생각을 다시 정리한 글이라는것을 새삼 생각해 보았다.

서너 가지 이유가 유추가 되었다.

 

 

우선은

나 자신 옛날 책에 대해 눈이 밝지 못함이요.

혹여 아주 우연하게 눈 밝은 순간 있어,

글이 손에 잡힌다 한들 그 내밀한 선까지 다다를 힘이 없다.

 

내가 바라보는 방향이 동쪽 붉은 해 떠오를 무렵이었다면

그는 서쪽 일몰의 숲을 바라보고 있어

그 다름의 차이가 주는 기이한 묘미가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닦여진 길을 가는 손쉬움이 있기도 하고

내 앞서 가는 이는 전문 조경 사이니 가지 치기도 잘하고

나무를 가꾸어 내는 힘이 놀라울 정도다.

 

길을 헤치노라 혹은 만드노라 소비될 힘을 정경 속에 녹여 내리니

그 녹아지는 힘이 나를 흐뭇하게 한다는 것.

땅과 나무를 유심히 바라보는 시간이다.

여린순들의 힘을 생각하는 시간,.

 

그 처연함과 가벼움, 적멸 속에서 보여주는 삶의 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