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을 만나는 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슴을 텅비게 만드는 공활한 하늘~~
분명 어제와 같은 공간인데
그 무엇인가가 있어서
그 공간은 어제와는 사뭇 다른 공간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여름은
유독 어수선하고 부산하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시냇가에 앉아 흐르는
물 속에 손을 담그고 있노라면
손바닥을 간지르며 물들이 흘러내려가지요.
세월도 그런 것 같습니다.
부신 햇살 속에 바람을 맞으며
저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달리기만 한 것 같습니다.
마치 물 속에 손을 담그고 있을 때처럼~~
손을 빼고 나면 그 감촉도~~
느낌도~~
그냥 남아 있는데
손 안에는 아무것도 없지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요.
그래요.
이 계절 가운데에 서면
마치 물기에 젖은
손을 말리고 있는 듯 한 기분이 들곤합니다.
곧 텅비어질 손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저는 또 벌거숭이가 될 것만 같습니다.
그래요.
지나고 나면 삶은 남는 게 없습니다.
내일을 위하여 산다지만
그 약속이야말로 소망일 뿐이지요.
그렇다면 남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래요.
누구누구의 말처럼
살 만큼 살아본 그 사람 말처럼
유효한 것은 지금. 그리고 여기~~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 앞에 있는 당신~~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모쪼록 알뜰살뜰하게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그것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살아야겠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일하게 텔레비젼을 시청하는 날입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는 날이지요.
꼭 그녀를 닮은 미실을 만나보는 날입니다.
미실을 만나는 날이면 차를 여러잔 마십니다
녹차,,로 시작한 차는 끝내 우롱차로 마무리 하지요 단시간에,,
3~4리터의 물을 연거푸 마시다 보면 어느 사이 ,,,,
사람들은 가끔 제게 묻곤 합니다.
올 해 나이가 어떻게 되는냐고요.
띠가 무슨 띠냐고요.
그럼 저는 그냥 웃고 말지요.
거짓부렁은 싫고, 사실도 싫기 때문이지요.
그건 왜냐면요,
제 마음은 언제나 꿈을 꾸는 소년~~
십대였던 그때에도,
오십대인 지금도 마찬가지지요.
아무튼 오늘 밤은 날 선 그 눈매~~
그 야릇한 미소~~
오줌을 저리게 만드는
그녀를 꼭 닮은 미실을 만나는 날입니다.
모두 곱고 편안한 가을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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