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된 책들을
사랑한다.
내가 살아온 세월 만큼의 그 몇배의 권수,,,
3.200여권의 온갖 분류의 책들,,,,,
계절이 이사할 때마다 묵은 때를 벗겨 내듯 물건들을 처분할 때도 책은 보호대상이었다.
내 책장에는 40살 30살 20살 먹은 책도 있고, 10살 심지어는 77살 먹은 책도 있다.
요란뻑쩍지근했던 사춘기와 청춘기의 기억과 중 늙은이의 설렘을 페이지 사이사이로 품고 있다.
사진 앨범을 들추는 것보다 책장에 꽂힌 책등이 더 많은 것을 추억하게 한다.
서점에 가면 요즘 입맛에 맞게 화려한 옷을 쫙 빼입은 책들이 즐비하지만
내 오래된 책만큼이나 아름답진 않다.
먼지 냄새 쾌쾌하고 속살 누렇게 바랬어도 나를 울린 문장이 여기 있고,
나를 살린 문장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사람하고 살갑게 말 섞기가 모래알만큼이나 서걱거릴 때마다 책은 속 깊은 벗이 되어주었다.
책을 끌어안고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었던 고민을 마음껏 토해냈고,
얼굴 붉힐 일 없는 잔잔한 위로를 한 없이 받았다.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나의 벗들을 소개하고 싶다.
번거롭게 약속을 잡을 필요도 없고, 사소한 오해로 감정이 상할 일도 없을 것이다.
보고 싶을 때 어제든 손을 뻗어 만날 수 있고, 혼자 있고 싶을 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책장 틈으로 조용히 물러나 줄 것이다. 이 보다 더 좋은 벗이 어디 있을까.
한숨 돌리는 자투리 시간이면 좋겠다.
적막함에 숨 쉬기 힘든 외로운 밤이어도 좋겠다.
언제라도 좋으니 위로가 필요할 때 속 깊은 벗을 만나러 당신이 와주었으면 좋겠다.
소곤소곤
책이 나를 위로하는
달콤한 시간을 함께
속삭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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