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설록의 노래

세월의 향기

우석푸른바다 2014. 12. 21. 23:03

 

 

세월의 향기

                    -- 愚石

가누나,

휭 하니 부는 찬바람 속에

뭉게구름 흐르듯 세월이 가누나,

푸른 잎새들 오색 꼬까옷 입듯

한닢 잎새 되어 떨어지는 구나,

서리 맞은 단풍잎 바람결에 춤추고

냇가에 고기들 낙엽 속에 숨는구나,

산사에 차 한 잔에 너 반기니

깊은 심골에 숨겨둔 차 향기

그대 그리고 나,

 

계곡마다 안개 속에 피어오르고

가신님은 그 품에 잠이 들어

나에 영원은 한닢 꽃잎 되어

안개 속에 피어난다.

지금에야,

눈앞에 넒은 바다도 있고

높고 푸른 하늘도 있건만

난 어이해 산사에 그윽한 차...

그 한잔을 잊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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