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새벽의 차 한잔

우석푸른바다 2010. 7. 12. 01:54

 

 

 

 

 

 

찻물을 올려두고 새벽 하늘을 살며시 연다.
아직 바람도 일어나지 않았다.
굵지도 않은 가을의 가을비가 내려 앉는다
가로등도 그저 조는듯 희미하게 서있고,
달도 별도 오늘은 구름에 가렸구나.

 

 


그 틈에 손들어 반기는 그리움 하나
어제 처럼 가만히 내려와 어깨에 앉는다.

적적한 가운데 성성하고
성성한 가운데 적적하고


 


교교한 쇄락함이여!
두팔벌려 맞이하니
새벽 하늘이 마음 안으로 가득 들어오고,
뒤이어,
물끓는 소리도 함께 따라 들어온다.


자리에 앉아 다관에도 물 한 옹큼, 잔에도 한 옹큼, 
귀때 사발에도 한 옹큼... 
많은 생각 속 촉촉한 새벽의 빗발도 한 옹큼 ...

이윽고 토해내는 차내음은
온통 세상을 휘감아 생각이 많은 머리에 가득하네라.

깜짝 놀랐던지 바람 한자락이 시새워
작은창을 때리고 가네

짐짓 입가에는 미소가 일어나고
가만히 잔하나 건넨다.

그리고,
그리고는 세상이 서서히 열리는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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