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자락 산골 민가에서 빈방을 빌려 지냈다. 이틀에 한번 산을 내려가 먹을 것을 사서 배낭에 짊어지고 오곤 하였는데, 아래 도시에 내려가면 꼭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남루한 차림새 치고는 너무도 멋있고 잘 생긴 힌두수행자였다. 헝클어진 머리칼과 흰 수염에 주황색 샤프론을 걸친 그는 마치 히말라야 설산에서 갓 내려온 고행자의 풍모였다. 게다가 잔잔하게 웃는 표정은 삶의 희로애락은 이미 건너간 도인의 경지처럼 보였다. 그가 앉은 곳은 늘 쓰레기더미나 쇠똥이 가득한 주변이었으나, 주변엔 항상 사람들이 들끓었고 옆의 바닥에는 동전과 지폐로 가득하였다. 여행자들과 구도의 열정에 타오르는 순례자들이 차원 높은 질문을 던지면 그는 대답대신 항상 그윽한 연민의 눈빛과 독특한 신비의 미소로 대신하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