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기에 적당한 시간
마음과 손이 다같이 한가할 때
시(詩)를 읽고 피곤을 느낄 때
생각이 어수선할 때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노래가 끝났을 때
휴일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금(琴)을 뜯고 그림을 바라다볼 때
한밤중에 이야기를 나눌 때
창문이 밝아 책상을 향하고 앉을 때
벗(友)이나 애인(愛人)이 곁에 있을 때
벗들을 방문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하늘이 맑고 산들바람이 불 때
가볍게 소나기가 내리는 날
조그만 나무다리 아래 뜬 곱게 색칠한 배 안
높다란 참대밭 속
여름날 연꽃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누각 위
조그만 서재에서 향(香)을 피우면서
연회가 끝나고 손님이 돌아간 뒤
아이들이 학교에 간 뒤
사람사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절 안에서
명천기암(名泉奇岩)이 가까운 곳에서
-임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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