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에 차 한 잔.
나는 외로움을 술술 넘기려고 술 한 잔...
님은
보글보글 데피어 김 서린 훈훈한 茶 한 잔...
찰랑찰랑 맑게 따라진 한 잔의 고독있었네
입술을 적시는 술은 차가운데
점점 차오르는 붉음에 얼굴도 가슴도
내 안이 덥혀지고...
코끝에 서리는 茶는 뜨거운데
점점 깨어나는 푸름에 머리도 가슴도
님의 시선은 차분해지고...
술술 데펴지는 가슴은
하고픈 말도 잘 나오고 미운 사람도 보고프고
사람 사람 그 향기가 애달아져서
언제 그 많은 사람들이 내 안에 잠들어 있었던가...
궁금하다가도 당연스레 살아온 삶만큼 당연하게 다시 스쳐보낼 뿐이다.
차차 고요로운 시선에
하고픈 말은 아롱아롱 차잔 위 뽀얀 김으로 떠가고
보글보글 물끓는 소리에 도란도란 소리없이 취하니
말 없는 달과 별, 바람의 향기가 어느새 배어나왔던가...
굳이 가슴 끓지않아도 침묵은 알아서 자연스레 이야기를 흘러 띄우는도다
그렇게
나의 술잔은 술술 비워지고
님의 찻잔은 차차 채워지고
술 한 모금
나의 꿈은 붉게 여울지니
깨어도 꾸어도 상관없다 노을빛 잠에 들고
차 한 모금
형광등에 어둠이 하나로 지펴지는 님의 미소는
나도 너도 아무 바램도 없이 따듯하게 녹아스며나네
술 한 잔에 말을 띄우고
차 한 잔에 말을 받으니
말과 침묵이 도란도란 즐겁구나!
우수수 바람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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