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의 삶 사랑 인생
우석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질 때 난 당신을 생각했다.
당신의 포근했던 향기가 한 방울 떨어지고
묵직했던 목소리가 두 방울 떨어지고
따스했던 손길이 세 방울 떨어지고
조금 느렸던 발걸음이 네 방울 떨어졌다.
그렇게 당신이 수천 방울 떨어졌는데, 당신의 얼굴만큼은 기억나지 않았다.
수많은 시간 동안 서로 마주 보았는데, 당신의 표정만큼은 기억나지 않았다.
눈이 컸는지 작았는지, 눈썹이 진했는지 옅었는지, 코가 오뚝했는지 낮았는지, 입술이 빨갷는지 파랬는지.
나를 보며 어떤 미소를 지었는지, 얼마큼 화가 났었는지, 혹시 눈물은 흘리지 않았는지.
나는 또 이렇게 이기적으로 당신을 잊고 있다.
다음 비가 한 방울 떨어지면 당신의 향기를 잊을 것이고
그다음엔 목소리를, 그다음엔 손길을,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잊을 것이다.
나에게 달려왔던 발걸음도.
나를 떠나갔던 발걸음도.
나와의 추억이 당신의 오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네 방울.
그 발걸음이 씻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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