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영 상 모 음 /걱정 말아요 그대

걱정 말아요 그대 ~~ 거미-님은먼곳에,,,너는 꽃이 되었다

우석푸른바다 2017. 9. 30. 07:28

너는 꽃이 되었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으므로....

시인은 말했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나도 그에게로 가 꽃이 되고 싶다"

 

너는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으므로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향기롭고 화려하게 꽃잎을 피우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가시를 세워 찌르기도 하였다만

너는 여전히

향기롭고 화려해서 나는 취했다

 

구름에 달 가듯 자태는 몽롱하고

수 백 수 천의 백합화 피었듯 향기는 아득했다

꿈이었어라 생시였어라

흐르는 듯 멈췄는 듯

나는 취했다

 

너는 나의 이름을 부르지 마라!

시인은 그에게로 가 꽃이 되고 싶다 말했지만

나는 싫다

나는 다만 그대 지그시 바라보며

술에 취하고 달에 취해

하냥 흔들렸던 이태백처럼

삼백예순다섯 날 너로 해서 취하면 좋겠다

오감으로 아득한 꽃 한송이 품에 안고서

비오는 들판을 뛰어도 좋겠고

서릿발 으드득이며 부서지는 겨울의 설원

맨발로 거닐어도 좋겠다

 

하여 너는 나의 이름을 부르지 마라

굳이 행복하다 말하지 않겠다

흔들리는 배에 앉았는가?

땅이 흔들리고 하늘이 기울었다

동서남북 하늘과 땅

멋대로 자리를 바꾸었다

 

마침내

나침반의 바늘 동서로 휘둘러도 그만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너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고

나는 취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