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두고 이따금씩 생각날 때 야금야금 우려 마셨던
*다질링 *첫물차의 *소분 봉투가 어느새 보니 홀쭉해져 있었다.
아 오늘의 이 우림이 마지막이겠구나... 느낌적인 느낌이 왔다.
마지막 차를 조심스레 털어내면서 바닥을 보니
거기 푸릇 푸릇한 사랑이 남겨져 있었다. 나만 그렇게 보였나...
그냥 밑바닥을 친(?) 찻 잎일 뿐인데 왜 풋사랑이 떠올랐을까?
다질링 첫물차는 인도 다질링 지역의 다원에서 이른 봄 가장 먼저 수확되는 홍차다.
세계 3대 홍차! 홍차계의 샴페인! 꽃 향과 과일 향의 화려한 앙상블! 등...
출처를 알 수 없으나 세계인이 돌려쓰고 있는 이 다소 오글거리는 수식어가 있지만
다질링을 특히 이 '첫물차'를 처음 접한 사람은
그러한 수식어를 어떻게 공감해야 할지 난감해할 수도 있다.
매퀘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독특한 향.
홍차답지 않은 풋 내. 고소한 첫 미감의 찰나에 바로 이은
떨떠름 한 뒷 맛..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향미의 경험이었다.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던 뒷 맛 떨떠름한 풋사랑처럼.
이런 다질링!
어느 날 밑 바닥을 친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꼭 그와 같은 (기억)을 떠올렸었다.
* 다질링 : Darjeeling tea, 인도 북동부 다질링 지역 다원에서 생산되는 홍차. 기문 홍차(중국), 우바(실론)와 함께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 짐.
* 첫물차 : 퍼스트 플러시 (First Flush) , 봄비에 뒤따른 3월부터 4월 사이에 수확된 첫 수확된 차.
다질링 첫물차는 아주 부드럽고 매우 옅은 색과 상쾌한 향을 갖는다. 고 한다.
*소분 : 차(茶) 등의 산화를 막기 위해 작은 단위로 소포장하는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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