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를 위하여 오늘을 사는가
----나의 이웃, 나의 친구들에게---
있는 것 다아 버리고
아는 것 다아 버리고
부모와 형제
사랑하는 살함 까지도 멀리 하고서
머리카락마저 날리고 내 여기섰네
슈베르트의 음악도
그 즐기던 블랙 커피도
타는 갈증 달래던 술,담배도 끊고
먼 산이나 바라보며 바위되어 섰네
더러는 가슴이 비어 허전 하기도 하고
더러는 그리움이 고여 터질듯 해도
세상은 덧 없는 것 허허로운 것
게집도 사랑도 변해 가는것
그런데도 때때로 취하고 싶네
맹물이라도 마시고 취하고 싶네
부질 없는 짖인 줄 뻔히 알면서도
눈 밑 가장자리엔 그리움이 이슬로 맺히고
무교동 충무할매 김밥집에서 잔 기울이던
아내,아빠되어 있을 얼굴들이 겹치고 있네
이럴 땐 뼈가 시리고 살이 떨리어
염주 쥔 손 마디가 더욱 처량하이
자네는 알잖은가?
내 시끌벅쩍한 성격
소주잔에도 녹아나는 그 풍류를
입만 벌리면 대통령도 야당총재도 똘만이 엿지
정신 병자만이 정치 한다며 탕탕 거렷지
계집년은 모조리 창녀,우리 어머님만 빼고
젊은년은 살이 통통히 오른 배추 벌래
늙은 년은 틀니 낀 송충이라고
그런데도 친구여 부끄럽긴 하나
그 배추 벌래 송충이를 만나고 싶네
썸싱 스페셜로 잔 가득 부어놓고
흐느끼고 싶네 잔잔하게 주정거리고 싶네
신춘문예 응모작에서 번번히 예심도 통과 못한 글이었지만
어떤가/내 자작시를 안주 삼아
동백 아가씨를 부르면서 허물어 지고 싶네
봄별에 녹아 내리는 흙담장 처럼
재물과 여자는 독사처럼 보라 하고
입조심 행동조심을 불조심 처럼 강조 하고
귀도 막고 입도 막고
때때로 눈 까지 가려 법 대로만 살라 하네
물이 흐르듯 구름되어 바람되어
흘러가는 물로 살고픈데
내 주변엔 온갖 호루라기 겹겹이 울타리 뿐이라네
나비처럼 자유롭게 꽃처럼 아름답게
타인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한 자유롭게 살고픈데
자유는 넉넉한 것
자유는 당당한 것
자유는 여유 있는 것
걸림과 매듭마저 풀어 내려서
한 물건 한 생각 에도 집착 하지 말라 하네
내가 그 누구의 것일 수 없듯
그 누구도 나의것이 될수 없다 하네
일체는 허망하고 꿈 속의 일이라네
그런데도 몸저 누워 있으면 더 쓸쓸하고
온산이 텅텅 비어 있는 듯 해 뼈로 운다네
왜 있잖는가?
입산 할 쯤 해서 읇던 내 십팔 번
왜 사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이며 생명의 실체는 무엇인가?
왜 사는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따위 무거운 질문일랑 불살라 먹고
나의 꺽꽂이한 젊은마냥 불살라 먹고
목 마르면 물 마시고
졸리우면 그저 잠자려 하네
그런데도 목마를 때 물 못 마시고
졸리울 때 잠못 이루는 병 앓고 있네
진리는 다래끼 돋은 눈꼽에도 끼어 있고
미운 며느리 년의 속옷 가랑이에도 박혀 있다네
진토닉 술잔에도 담배 연기에도
햇살처럼 빛줄기처럼 널려 있다네
큰 스님의 설법 들을 때마다 낄낄낄 웃었지
갈보년의 사타구니엔 시궁창 냄새
잘 빗어 넘긴 처녀의 머리결에선 상큼한 냄새
그런데도 둘이 아닌 하나라 하니
진리는 둘이 아닌 하나라 하니
가진 자 우월 하고 없는 자 열등해서
그게 싫어서
무소유 무일물 로 살고 싶어서
있는것 다아 버리고
아는 것 다아 버리고 떠나 왔더니
베푸는 자 우월 하고 받는자 열등 한것 마찬 가지일세
그런 의미에서 진리는 둘이 아닌지 모르겟지만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닐쎄
사랑에도 때때로 색깔 입히고
진실도 거짖으로 포장 하고
진짜 같은 가짜로 살아 오다가
가슴곳 뚫린 공허 메울 길 없어
행하니 구멍 송송 뚫린 듯한 허허롬움 채울길 없어
가짜 아닌 진짜로
거짖 아닌 진실로
순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워서
순수한 삶을 떠나왔지만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닐쎄
부처는 나에 있어 베아트리체
보들레르가 찾아 헤멘 연인이었네
부처님의 입가에 번지는 그런 미소로
내 가슴 은 불이었네 보살이고픈
그 무렵이엇지 아마.
향 사르는 손이
염주 쥔 손이
목탁 울리던 손이
가끔씩 짓물림에서 해방되어 떨리던 것이
내가 내가 아니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하나가 되어
마음 속의 수틀에 한 마리 학 으로 앉은 것은
둥그런 일월상으로 해와달이 되어 앉은 것은
미운 사람도 보내고 나면 서러워 지듯
글쎄 묘한 일이야.
마음이 밝음만큼
번뇌와 티끌까지도 아름 답더군
야한 여자는 야해서 좋고
질펀 한 여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진리 였거든
똥은 똥이엿고
돈은 돈이였거든
사랑을 사랑이라 하면 사랑 아니고
진실을 진실이라 하면 진실 아니네
진짜 참 기름이라 하면 우선은 의심않던가?
친구여
이름이 친구일뿐 친구 아니네
눈빛에서 눈빛으로 말해야 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느낌과 흐름이 같아야 하네
자네도 명심 하게나
자네의 애인을 향해 만날때마다
얼마큼 사랑 하느냐고 채근질 말게
거짖 사랑일수록 확인이 필요하고
조건이 잇어 사랑하면 쉬 식는다네
나눔의 군불은 지필때가 좋고
헤어짐의 눈물은 짧을수록 좋네
한 박자 한 음게 더디게 잡아
4분의4박자 로 디딤돌 삼게
참으로 인생이란 별 게 아닐쎄
거나하게 취하거든 헌팅도 하게
천국의 문도 일요일 이면 모조리 열리듯이
일요일 처럼 환희 웃으며 출발 하게나
생명에는 스페어가 없네 하나뿐이네
하나뿐인 생명을 몸살앓게 말고
느슨하게 풀어 주게나 허리띠 처럼
짜라트라스는 말 하였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존재할때 신이 존재 한고
인간이 이 세상에서 멸할때 신도 따라 멸 한다고
부처는 말한다네
마음 밖에 따로이 부처 없다고
이 마음이 곧 부처요 극락이라고
새벽녘 설래임으로 일어 나거든
촛불을 밝혀 손떨림 같은 은근 함으로 촛불을 밝혀
누군가를 향하여 기도 드리게
감사 하는 마음 고마워 하는 마음
세상은 빛줄기 처럼 온통 은혜 뿐이네
누군가는 말하였네
두드리면 문이 열릴 거라고
구하면 언젠가는 얻을 거라고
그러나
문은 항시 열려 있는것
두드리는 그 마음이 또 하나의 문을 만드네
구하지 않으면 마음 편하고
구함이 많을수록 번거롭다네
이 세상에서 가장 멎진 자는 누구겠는가?
안으로는 잔잔 하여 헐떡임없고
밖으로는 구함이 없어 늘 편안한 자
그 사람을 승리자라 부르고 싶네
하기사 때때로 몸살 않으며 멀미하면서
헐떡임도 있어야 눈물을 알지
구하는 바 있어야 만족도 알지
출 퇴근 길에서 오다 가다가
한번 스친 여자 때문에 몽정도 하지
토라지고 미워하고 질투도 하게
번민하고 슬퍼하고 절망도 겪게
까짖것 세상살이 별거 아닐쎄
만나는 여자마다 예쁘다 하고
돌아서서 홀로 잇을 땐 시인도 되게
까르르 까르르 웃다보면 허무 뿐일세
부처는 무거워 싫고
보살은 힘겨워 거절 하겠네
그저 사람으로 고민도 하고
더러는 육자베기 가락을 찾아
홍건히 온몸을 적셔 춤도 추겠네
언제 우리 만나거든 술 권해 주게
주머니 사정이 간나한들 죄가 아닐쎄
깍두기 한보시 앞에놓고
잔 가득 부어 주게나 쌀 막걸리로
까짖것 인생살이 별 게 아닐쎄
단막 단막으로 이어지는 연극이거든
징 울리면 막 내려야 할 무대이거든
윤리니 도덕이니 권위니 체면이니
거추장한 잡동사니 다아 팽게 치고
겹겹이 껴입은 바지 저고리 조끼 까지 다아 벚어 두고
어떤가? 알몸으로 끝까지 알몸으로
부끄러움을 한꺼번에 알수 있게 솔직하고 싶네
솔직하면 등 돌리는 세태지만 정직하고 싶네
바람만 불어도 엽전 한닢 마련 없이도
어디론지 훌쩍 ㄸ쩌나고 싶고
누군가와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대화하고 싶고
하여 위로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알몸으로 알몸으로 흐느끼고 싶네
풀어지며 흩어지며 나 홀로 깨어
나짖이 부르고 있네 누군가 오라고
홀로 있을땐 둘이고 싶엇네
둘이 되어 서로가 벽이 되 잇을 땐
차라리 홀 수 때의 호젖함이 그리워 졌네
홀로 있을땐 은근한 기다림으로 짜릿 했으나
벽과 벽이 되어 둘 사이에 강이 흐를 땐
아~~~~흐 삭풍이 몰아 치는 벌판 이었네
오늘은 오늘이므로 오늘이 중요해
전생이다 내생이다 떠들지 말게
과거 현제 미래중에 현재가 중요해
어제도 오늘이 없으면 의미가 없네
내일도 오늘이 없으면 연결이 안되네
전생이니 내생이니 떠들지 말게
오늘은 오늘로써 오늘이므로 오늘이 중요해
부처도 예수도 나일수 없네
애인도 친구도 나일수 없네
목 마름에도 내가 마셔야 하고
배설하는 기쁨도 내가 느껴야 하네
나박에 그 누구도 나일수 없네
섭섭해 하거나 배신감 으로 멍들지 말게
부부란 둘이서 벌이는 판토네임일 뿐
연에란 보물 찾기 모험 여행을 떠나는 가면 놀이일 뿐
모자이크 짝 맞추다 막 내리는게 인생 이라네
그런데도 친구여 달 밝은 밤엔
갈대끼리 몸 비비며 서거대는 강변길 따라
빈 소라 껍질 구멍으로 엿보이는 설레임 따라
비누방울 처럼 동 동 동 그리움 띄워
롯데 같은 소녀 만나거든 닻을 내리게
어차피 인생이란 별수 없거든
사랑 느끼는 그 순간 순간이 영원 이거든
진실과 순수가 머무는 동안은 사랑이거든
언제를 위해 오늘을 사는지 자넨 아는가?
생일 잔치 위해 몇 일간 굶을수 없고
묘비명에 오를 열녀라는 칭송 위해 수절할수 없네
설탕은 밀가루 보다 훨씬 달콤하고
녹지 않는 설탕은 설탕일수 없네
어두운 골방에서는 곧잘 품는 행동
햇볕 쨍쨍 쬐는 밖에서는 왠 거드름인가?
놓아 버리게 무겁 잖은가? 그 허울과 허세
살면은 글쎄 얼마나 살겟다고 그 몸부림 인가?
지킬과 하이드는 둘이 아닐쎄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 자넨 아는가?
아내 자식 있었도 대화자 없고
명에 재산 있엇도 늘 허전한 자
겉으로는 탕탕 거리며 분주 하지만
안으로는 속 빈 수수깡 처럼 늘 쓸쓸한 자
죽음의 그늘 속에 갇혀 살면서
내 것이다 오직 내것이다로 미쳐 버린자
죽어 관에 누어 잇을 땐 빈 손 이라네
친구여!
내 죽거든 조문이랑 말게
49재 따위로 날 위로하려 말게
상여 뒤에나 따르며 곡할 여유 있으면
살아서 이러히 두 눈이 말똥 거릴때
어떤가? 새우깡이라도 안주 삼아 취해 보는게
칼국수집 그 써늘한 마루에 앉어
돌이켜 보면 눈물뿐인 추억에 젖어 취해 보는게
죽은 자는 말이 없는 것 진리 아닌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고된 그림자를 거둬 들이며
어떤 미소 남기며 떠나 갈런지
어떤 아픔 빚질하며 떠나 갈런지
르네상스 라는 카페에서 자주 만났던
한쪽 볼에만 보조개 피던 그 계집애
그 계집아이 생각하며 떠날지도 몰라
자유와 해탈은 커녕
부처와 보살이 되기는 커녕
덧니 보아던 그 계집애 떠올리며 눈 감을지 몰라
세상은 부질 없는 것
허허로운 것
삶이란 마른 모래 쥐고 잇는 주먹과 같이
끝내는 빈 손바닥 빈 가슴으로 쓰러지는 것
그리운 얼굴 다아 버리고
모아둔 재산 다아 버리고
끝내는 한평 남짖 무덤으로 남아 있거나
한줌 재로 허공으로 흩어 지는 것
그런데도 본능은 물이 아닌 피로 남아서
죽는 순간 까지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것
따라오는것은 따라 오게하고
떠나는 것은 떠나게 하는 것이 참 해탈일뿐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며
무엇을 구하려고 헐떡였는지
촛불이 바람에 날리어 사위어 가고
해프게 풀어쓴 실타래가 끝을 보여도
무던히도 방황하고 번민한 게 아름다우이
빈 쭉정이뿐인 삶이라 지만 참말로 아름다우이
언제를 위해 오늘을 사는지는 모를 일이나
물소리 바람소리 에서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다네
친구여!그대는 누구인가?
보고 듣고 기뻐하고 슬퍼 하는
그대는 누구인가?
본래 무소유 무일물 인데
무엇이 그대의 것이며
무엇을 구하려고 헐떡이는가
그대가 그 누구의 것일 수 없듯이
그 누구도 그대의 것이 될 수 없다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하늘의 달을 봐야지
그대는 왜 손가락 끝만 보고 있는가?
'愚石의,,, 感性 > 愚石의,,, 冊-書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0) | 2014.09.04 |
---|---|
동감, 나의 사랑 어머니께 (0) | 2014.09.04 |
지금이 아니면 언제? - 투신자살한 아우슈비츠 생존작가 프리모 레비의 자전적 장편소설 (0) | 2011.07.21 |
그녀의 삶속에는 그 시대를 산 여자의 비극이 담겨 있다 조정래(황토) (0) | 2011.07.21 |
문재인의 운명 (0) | 201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