率土山房/愚石의,,,,山房 이야기

솟대 이야기

우석푸른바다 2011. 3. 7. 20:12

 

 

 

'솟대'란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의 신앙대상물로서, 마을 사람들은 음력 정월 대보름에 동제 모실 때에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농을 위해 마을 입구에 세우는 것을 말한다.

 솟대 신앙의 역사는 북아시아 여러 민족에게서도 공통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지역 청동기시대의 의기(나라의 제사에 쓰이는 제구)에도 나뭇가지나 기둥에 새를 앉힌 조형물이나 문양이 발견된다.
이처럼 넓은 지역과 청동기 시대까지 올라가는 시간성은 솟대가 고대로부터 북아시아 전 지역에 퍼져나간 보편적인 신앙요소임을 알려준다.
새에 대한 신앙자체도 청동기 시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성립되는 것 같다. 청동기 시대 족장들의 권위와 신성을 위해서 새가 위해서 새가 천신과 족장 사이의 사자로 역할하며 족장의 천계로의 상승과 지상으로의 하강에 새가 운반체로서도 기능한다.
이 새가 고대 전제 왕권이 형성되는 시점과 더불어 용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고대 사료에서 새가 족장이나 왕의 신성과 권위를 위해서 등장하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농경기술이 발전되고 보다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어서 본격적인 식량생산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농업신의 필요성은 절실한 신앙의 문제로 대두되었다.
농업신이 천신이든 유화류의 지모신이든 농경의 시작으로서 종자전래방법이 설명되어져야 하는데 이때 새는 천신이나 지모신의 사자로서, 때로는 천신이나 지모신 스스로가 새로 변신하면서 농업을 전래하고 그 성공을 보장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요컨대 청동기 시대의 천신신앙을 바탕으로 우주여행을 위한 우주나무와 천신의 사자인 새가 결합되어 솟대신앙은 성립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솟대신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우주나무의 변신인 장대나 돌기둥이 아니고 그 위에 앉혀지는 변신된 새와 그 기능이다.
오늘날은 이 새들 중에서 오리가 주류를 차지하기에 오리의 그 기능을 살펴보는 것이 솟대신앙 이해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기에 솟대신앙에서 오리와 그 기능을 말하고자 한다.

 

새(오리)와 그 기능

 

  오리는 오리과의 작은 물새를 통털어 말한다. 일부 텃새도 있지만 대개는 가을에 북쪽에서 번식해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는 겨울 철새이다. 서식지는 낙동강 하류 한반도 중부 이남의 농경지 및 해안의 경지 등이며 다산성의 새라는 점이 특성이다.  닭은 일년에 약 200개 정도의 알을 생산하는 반면 오리의 한 종류는 300∼600개의 알을 생산한다. 오리는 물새, 철새, 다산성은 여러 가지의 종교적 상징성을 갖는다. 먼저 물새로서의 오리는 물위를 떠다닐 수 있고, 때로는 잠수활동을 하기에 알맞은 몸을 갖고 있다. 이 잠수능력은 수계(水界)나 지하세계와 관련한 중요한 종교적 의미가 있다. 곧 물새는 하늘 땅 물을 그 활동영역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들새나 산새보다도 종교적 상징성을 지니기에 충분하다. 또한 오리는 물과의 밀접한 관련성으로, 비와 천둥을 지배하는 천둥새 속성도 지님과 동시에 오리의 꽥꽥거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야크트족은 오리는 천둥새, 곧 철로 만든 새라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천둥새로서의 오리는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농경마을에서는 비를 가져다주는 농경 보조신으로서 발달 정착되었다. 오리는 전형적인 물새이며, 잠수조이기 때문에 홍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불사조로도 생각되었다.

  한편 오리는 물의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화재를 막아준다고도 믿어졌다. 전북 정읍군 산외면 목욕리와 진안군 마령면 사곡리,고창군 신림면 무림리에서는 '오리는 물에서 사는 짐승이라 화재를 방지한다'하여 솟대를 세웠다고 한다.

 

오리의 또 하나 특성은 철새라는 점이다.
철새는 계절이 바뀌는 변화를 암시해 주고 초자연적 세계로의 여행을 의미하여 산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혼의 순환적 여행을 뜻하기도 한다. 그 예로 통구스족은 오리가 되돌아오는 것을 영혼의 이주(移住)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철새는 일정한 계절을 주기로하여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기도 하여서 또한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새였다. 즉 철새는 이승과 저승을 그리고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신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밖에 철새가 갖는 주기성이 농경에 절대 필요한 비를 가져다 주는 주기와도 관련있는 것으로 생각됐다. 실제로 일부 마을에서는 솟대 위의 오리를 정남향으로 앉혀 우순풍조를 기원했던 것이다.(오리는 북녘에서 날아오지만, 오리가 남쪽으로부터 비를 몰고 온다는 상반된 믿음이 있음)
곧 물새류의 철새인 오리가 농경에 절대 필요한 물과 관련되어 정착 농민들에게 충분히 신앙의 대상이 되었음직하다.
이점과 관련해 삼국시대 동물형 토기 가운데 오리형 토기가 많이 있다. 특히 낙동강 하류인 대구에서 함안에 이르는 좁은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출토된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 크다. 이들 가야지구가 오리형 토기에서는 적어도 문화중심영역을 이루는 셈이다. 낙동강 하류 지역은 일찍부터 벼농사의 중심지였고 오리를 비롯하여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다. 이 지역에서 벼농사를 위한 물과 관련된 오리가 신앙의 대상이 되고, 토기로 제작되었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된다.

 

  오리의 특성

                 각 특성의 종교적 상징성

  물새(잠수조)

 * 상,중,하계를 가로 지르는 우주 여행이 가능함.

 * 천둥새로서 천둥과 비를 지배함

 * 홍수에서 살아남게 하는 구원의 새

 * 불을 극복하여 화재를 방지함

      철   새

 * 나타남과 사라짐의 주기성,거주공간의 이동성:이승과 저승,
    인간과 신의 중계자

 * 계절풍의 주기성과 농경

         알

 * 구멍,오리알,날알 사이에 내재해 있는 생산과 풍요의

    주술적 관련성

   

또한 오리는 다산성의 대표적인 조류이다. 오리는 닭보다는 크고 무거운 알을 보다 많이 낳는다. 이러한 새의 알은 대개 불멸성, 잠재력, 생명의 신비, 생식의 근원 등의 상징성을 지니기에 때로는 알을 곡령적 힘을 지닌 존재로 생각했다. 이에따라 파종 때에 주머니 알을 넣고 있거나, 밭에 알을 파묻는 습관이 있어 왔다.
한편 경주지방에서는 각 가정의 방문 앞 처마에 꿩알의 껍질을 줄에 꿰어 달아놓고 있다. 이는 이것이 상서로움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역시 알과 행운, 풍농과의 관계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참고서적> 솟대 / 대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