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이야기/커피이야기(자작 글 모음)

커피 한 잔의 여유

우석푸른바다 2011. 2. 5. 12:21

 

 

 

밤바람이 차다. 모르긴 해도 일몰 뒤에 기온은 빙점 아래로 떨어졌을 것만  같다.

한밤의 솔토 산방의 기온은 급 하강이다  많이 춥다 .

지금 이자리 여느때 처럼  내가 사랑하는 연인과 마주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은 욕망

산속의 소나무는 언제나 그자리에 있ㄴ느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다

살아갈수록 세상엔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늘어가는 듯 하다.

 


 

 
커피 한잔을 조심스럽고도 정성스레 .

환기를 시키려고 창을 여니 정초의 겨울밤 싸한 공기가 내 뺨에 키스를 한다 

 

이따금씩 멀리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이 마을의 어둠을 훑고가는 산촌의 밤은 시간이 멈춘 듯 적요하기만 하다. 

천천히 커피를 아껴 마신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진한 커피향과 함께 목젖을 타고 따스한 기운이 몸 안에 번지는 느낌이 나를 흐뭇하게 한다. 

추위에 바짝 굳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며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그런 기분을 음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피를 마시는 이 시간이  행복하단 생각이 든다.


 


계절이 바뀔 때면 알 수 없는 조급증에 시달리곤 한다.

특히 겨을에서 봄 으로 넘어갈 무렵엔 혹시 병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그 증세가 심해졌다. 

어제와 오늘이  꼭 그랬다.  

새로 바뀐 캘린더 속의 2월의 쓸쓸한 풍경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느새 또 한 해의 출발점 에  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었다. 

무엇 하나 뚜렷이 이룬 것도 없이 허송세월을 한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마음 속에 이는 조급증이 아무 것도 해결해 줄 수 없단 것을 알면서도 초조해지는 자신을 어쩔 수가 없었다.

딱한 노릇이지만 그게 어제와 오늘의 내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인생은 쉼표 없는 악보다'라고 했다.

인생이란 악보엔 쉼표가 없기 때문에 인생의 연주자가 스스로 쉼표를 찍어가며 연주를 해야 한다고.

차 한 잔을 마시며 한 숨을 고르고,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일.

어쩌면 그것이 내 안의 조급증을 치유하는 진정한 삶의 쉼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 속에 이는 잡다한 생각들을 내려놓고 단출해져야겠다.

이파리를 다 떨군 감나무 우듬지에 빛나는 홍시처럼 반짝이는 생각들만 지니고 이 추운 겨울을 건너가야겠다.

 

그리고 많이 사랑해야 겠다

나의 이웃

나의 친구

나의 직업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모든사람들을

그들보다 더 많이 내가 먼저 보듬어 주어야 겠다

 

 

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