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라는 꼬리표가 두려울 때
한국을 도망치듯 떠나서
인도의 어느 시골(함비)로 숨어들었다.
한국에서의 내 일상은
궁금해하지도 않는 불특정 다수에게
벗겨지듯, 게으름을 비난받고 있던 차였다.
그곳에서 나는 어쩌면 실패자였고
혹은 겁쟁이였다.
그리고 새로운 땅에서
머리 흰 할머니가 건네는
홍차(짜이) 한 잔에야
나는 위로받았다.
호의를 담은 찻물에서
어른의 향기가 났다.
이런 것이 그리웠던 것이다, 나는.
오점을 물어뜯으려 기다리는 군중보다
그냥 가만히 내어두는
기다림이 필요했던 것이다.
공허함을 메우듯
매일 홍차를 마셨다.
길고 긴 도망침이 끝나고
여전한 한국의 제주 땅을 밟은 후에도
나는 매일 을
홍차로 적시고 있다.
홍차는 어른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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