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石의,,, 感性/愚石의,,, 樂書와사진

홍차 한 잔 속에는 어른의 향기가 난다

우석푸른바다 2019. 12. 21. 22:49

실패라는 꼬리표가 두려울 때

한국을 도망치듯 떠나서

인도의 어느 시골(함비)로 숨어들었다.

 

한국에서의 내 일상은

궁금해하지도 않는 불특정 다수에게

벗겨지듯, 게으름을 비난받고 있던 차였다.

 

그곳에서 나는 어쩌면 실패자였고

혹은 겁쟁이였다.

 

그리고 새로운 땅에서

머리 흰 할머니가 건네는

홍차(짜이) 한 잔에야

나는 위로받았다.

 

호의를 담은 찻물에서

어른의 향기가 났다.

 

이런 것이 그리웠던 것이다, 나는.

 

오점을 물어뜯으려 기다리는 군중보다

그냥 가만히 내어두는

기다림이 필요했던 것이다.

 

공허함을 메우듯

매일 홍차를 마셨다.

 

길고 긴 도망침이 끝나고

여전한 한국의 제주 땅을 밟은 후에도

나는 매일 을

홍차로 적시고 있다.

 

홍차는 어른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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