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놈
곁에 있어도 허공을 품고 있는 듯
커지는 외로 움
문득 너의 등짝을 힘껏 후려치고 싶었어
훤한 낮빛으로 다가와
선들거리는 바람으로 흔들어 놓곤
훌쩍 떠나버린 그놈 닮은 너
풀벌레 소리 타고 창문 넘어와
뜨거운 숨길에 지친 마음
흰구름 솜사탕 언어로 보듬어 줄때
내 마음 붙잡아야 했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밀어내고 싶어도
밀어낼 수 없는
바람둥이 같은 놈
기쁨과 슬픔 환희과 고독
모두 안겨주고
이내 지나갈 가을
가을, 너를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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