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혼자 찾아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운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채는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 지라도,
숨겨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 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세상에다 신발을 벗어놓고 꿈속에 숨겨둔 정부를 만나러 간다.
혼자만 알고 있는 주문을 외어야 열리는,
눈 감아야만 볼 수 있는 꿈 속에 정부를 만나러 간다.
온 세상이 잠이 들 때를 기다리다가 세상이 잠이 드는 찰나 꿈 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밤이면 밤마나 찾아가 둘만의 심장을 대펴 줄 이야기를 쑥덕거리다가,
몰래몰래 독주처럼 마시는 뜨거운 사랑.
세상이 눈뜨기 전, 몰래 돌아오는 외진 꿈속에 숨겨둔 정부 하나, 홀로 남겨진다.
오늘은, 아무도 아는 척 할 사람 없는 첫 밤 같은 바닷가에 깍지를 끼고 거닐다가,
밤하늘 외로운 별들이 사람눈 피해 얼싸안는 시간이면
빠알간 불꽃 피워 우리 사랑 흔적 두어 개쯤 새겨 놓을까.
내일은 영화처럼 질주하는 고속도로 끝에서, 심장이 벌겋게 달아오를,
전율처럼 타들어가는 정사를 하고 올거나.
얼굴을 그려놓지 않은, 얼굴이 생각이 나지 않는, 꿈 속에 숨겨둔 정부 하나.
우리 사이 비밀스러운 사랑 암호는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다디단 완전한 범죄.
들킬 걱정 없어서 슬퍼지는 꿈 속의 정부 하나.
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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