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찻잎의 양과 물의 양
일단 티백과 잎차가 있으나 잎차를 기준으로 먼저 설명할게요.
잎차 쪽이 사실 티백보다 더 제맛을 내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더욱이 잎차부터 접근하라고 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찻잎이 물의 대류를 따라 움직이며 점핑을 많이 할수록
차 성분이 잘 우러나기 때문에
티백에 갇힌 것보다는 잎차가 훨씬 제맛을 낸답니다.
그렇다면 물과 찻잎의 계량이 중요한데요...
왼쪽이 일반 차스푼이고, 오른쪽이 티캐디스푼입니다.
티캐디 스푼으로 저렇게 한 숟가락 담으면 보통 3g 정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3g에 물은 300~400밀리 잡으면 되는데,
처음 접하실 때에는 물을 넉넉히 잡아서 시작하세요.
차맛에 익숙해지면 자기가 좋아하는 차맛을 따라 물의 양이나 찻잎의 양을 점차 조절하게 됩니다.
그리고 클래식티는 2g 정도가 드시기 편할 거예요.
아무래도 가향차에는 홍차 외에도 다른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이건 일반 찻숟가락으로 가득 뜬 모습입니다.
저렇게 하나 가득 떠도 티캐디 한 스푼보다 적어요.
보통 2g 정도 나오구요.. 최대 나와야 2.5g 나온다고 보심 돼요.
물론 차숟가락으로도 뜰 수 있어요.
저렇게 가득 뜨지 않고 좀 적게 2스푼 정도 하면 3g 정도 됩니다.
또 사진처럼 하나 가득 떠서 물은 200~300밀리 정도로 적게 잡아서 드셔도 되구요..
꼭 3g을 다 쓰실 필요는 없구요..
찻잎의 양에 따라 물을 조절하면 되는 겁니다. ^^
티망 머그 같은 데에 우릴 때엔 차숟가락 하나로도 충분해요.
사실 저는 물배가 큰 편이 아니라 티캐디 가득 뜨는 일이 별로 없어요.
귀찮을 때엔 종종 찻수저로 대신하기도 해요.
참, 베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스푼 있죠? 그걸로 푹 떠도 3g 정도 나옵니다.
그럼 사전 정보는 이만하고
본격적으로 우려봅니다...-----------------------------
1. 찻잎을 계량하여 준비한다.
저는 물을 200밀리만 부을 거라 찻잎은 요정도만 준비했습니다.
2. 찻물을 끓인다.
1) 어떤 물이 좋은가?
보기만 해도 시원한 이 장면은..
넹~ 수돗물을 받는 장면입니다.
사실 시원하게 받은 수돗물이 홍찻물로 가장 좋다고 일컬어집니다.
학교 다닐 때에 배운 단물과 센물 기억나시죠?
단물에서 차의 성분이 제대로 잘 우러나기 때문이라고 하고,
또 저렇게 막 받은 수돗물에는 산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차맛이 아주 좋다고 해요.
하지만.. 사실 저는 수돗물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떠오신 생수를 씁니다. -_-;;
수돗물은 찻물에서 특유의 약품 내가 느껴져서 싫더라구요.
그렇다고 받아뒀다가 쓸 수도 없고, 끓여버리면 이미 물속의 산소는 없어지니깐...;;
그래서 수돗물이 약품으로 오염된 지금 세상에선
정수기 물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슬프게도 울집에는 정수기가 없습니다.)
그러니 위이 사항들을 보시고 자신의 환경에서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물을 찾아 쓰세요. 2) 얼마나 끓여야 할까? 넹~ 팔팔 끓여 줍니다. 기포가 큼직하게 생기면 좀 기다렸다가 꺼주면 됩니다. 홍차는 100도의 팔팔 끓는 물에서 우려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이렇게 물의 온도가 중요합니다. 녹차는 이와 반대로, 너무 고온에서 우리면 떫은맛과 쓴맛이 왕창 나와버리구요.. 3) 물 끓이는 동안에...
물 끓기만 멍하니 기다리지 말고
티팟이랑 티잔, 필요하면 설탕 등등 도구들을 꺼내 준비해 둡니다.
티팟에 거름망이 없거나
거름망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저처럼 스트레이너를 준비합니다.
설탕이나 시럽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됩니다.
"진정한 홍차인은 설탕을 넣지 않는다,고 하고
우유조차도 팔색을 한다"지만,
제가 티타임이란 말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즐거움에 대한 기대 때문이거든요.
입이 즐거워야 맘도 즐겁고 행복한 거죠.
제가 '다도'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 경직된 사고 때문이거든요.
도를 지키자니 입이 괴롭고, 입이 괴로우면 참아야 하고,
저는 참는 건 또 무진장 싫어하거든요.
차를 마시면서 점점 단맛보다 차 자체의 맛이 좋아지면 그때 설탕을 넣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차맛도 모르는 상태에서 참아가며 단맛을 멀리하거나 빼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다양한 맛의 변주를 즐길 줄 아는 융통성이 삶을 즐겁게 해줄 수 있으니까요.
결국, 설탕이나 우유는 자신의 입맛이나 취향대로 편하게 넣거나 빼면 됩니다. ^^;;
3. 티팟과 티잔을 데운다.
물이 끓으면 먼저 티팟에 끓인 물을 부어서 뜨겁게 데워 줍니다.
저는 끓기 직전에 먼저 티팟에 부어서 데워주고
남은 물은 기포가 생길 때까지 계속 끓여요.
이렇게 티팟을 데우는 이유는 홍차 우리는 물이 식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유리티팟은 물이 금방 식기 때문에 이 과정이 꼭 필요해요.
저는 첨부터 항상 예열을 하고 차울 우렸기 때문에 차이를 몰랐는데,
제 블로그 지인이 첨에 이 과정을 하지 않고 우릴 때 계속 실패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티팟 예열을 하고 났더니
차맛이 제대로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티팟을 데운 물은 다시 티잔에 따라부어 잔도 미리 따뜻하게 예열해 줍니다.
4. 찻잎을 넣고 2~3분간 우린다.
이때 티코지(보온천)를 씌워서 보온을 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우리는 시간은 찻잎의 양보다는 찻잎의 크기와 물의 질에 좌우됩니다.
보통 크기의 찻잎은 3분 정도 우리는 게 기본이고,
찻잎이 잘수록 빨리 우러나므로 우리는 시간을 줄이게 됩니다.
반대로 찻잎이 굵직굵직하면 3~4분 정도 우리게 되구요.
또, 물의 성질에 따라 우리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는 서양의 물에 비해 단물이고 광물질이 적어서
차를 우리기 아주 좋다고 해요.
가령 차의 패키지에 4~5분 우리라고 되어 있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광물질 성분이 많은 서양의 물을 기준으로 쓰여진 것이니
실제로 그렇게 우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죠.
우유를 부어 진하게 드실 게 아니라면 3분이면 충분합니다.
너무 짧게 우리면 오히려 떫은맛만 나게 되니
홍차는 꼭 적당한 시간을 알아내는 게 중요해요.
요녀석은 항상 차 우리는 장소에는 어디나 기다리고 있는 타이머입니다.
모래시계보다 시간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더 편리하니
오랫동안 차를 즐길 거라면 꼭 하나 장만하세요.
티캐디 스푼은 없어도 되지만
타이머만큼은 정말 요긴합니다.
(일제라도 차이나 OEM은 5~7천원대로 저렴하구요..
다이소에 가면 2천원 타이머도 있어요)
5. 찻잎을 걸러 잔에 따른다.
거름망에 찻잎을 넣어서 우렸다면 그대로 따르거나 거름망을 빼낸 채 따라주면 됩니다. 제가 쓰는 건 루피시아의 이중스트레이너인데요.. 스트레이너 받침이 없다는 게 단점일 뿐 제가 써본 중에 최고의 스트레이너예요. 가루가 아닌 다음에야 자잘한 찻잎도 다 걸러집니다. 루피시아 홈페이지에 가면 5천원 대에 장만 가능해요. 개인쇼핑몰에서는 만원까지도 받는 걸 봤어요. -_-;;
6. 입맛에 맞게 즐긴다.
깨끗하게 우려졌죠??
이제 향기와 색깔을 감상하면서
입맛에 맞게 시럽이나 설탕, 우유 등을 넣어서 드시면 돼요. ^^;;
-------------------
음...
마지막으로 홍차 처음이신 분들께서 꼭 주지하셔야 할 것은,
홍차 자체는 어떤 단맛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거예요.
공기 중에서 검게 산화된 것이 홍차고,
바로 쪄서 산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게 바로 녹차예요.
녹차가 단맛이 나지 않듯이 홍차도 그 자체가 설탕처럼 단 게 아니에요.
다만, 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홍차는 녹차보다 더 부드럽고 달달한 감이 생긴 건 분명하단 거죠.
그 덕분에 녹차보다 많은 가향과 조합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고요.
일반적으로 시음기에 "복숭아 홍차를 마셨더니 달콤한 게~" 라고 썼다고 해서
정말 복숭아의 단맛을 기대하시면 안 되고요
어딘지 달콤한 느낌이 난다고만 생각하셔야 해요.
그 단맛을 원한다면 설탕 같은 감미료를 넣어야 합니다.
홍차는 녹차와 달리 단맛이 잘 어울리는 차니까
단맛 원하시면 달콤하게 설탕 넣어서 드세요.
하지만 난 살찌는 게 싫다,
인공 단맛이 싫다,
차 본래의 맛을 느끼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그냥 부드럽고 순하게 우려서 드셔 보세요.
홍차도 어디까지나 차나무에서 나온 차니까요. ^^
무설탕으로 홍차 드시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 끝으로 차는 차는 약간 쌉싸름한(떫은맛)을 갖고 있어요.
이걸 수렴성이라고 하는데,
이게 우리는 방법이나 차의 종류에 따라 더 약하고 강할 수 있답니다.
수렴성을 즐기시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은 연하게 우리시고, 부드럽고 순한 차 죵류를 찾아 드세요.
요즘 카페나 블로그 활동을 많이들 하셔서
차의 이름만 치면 시음기가 거의 다 뜹니다.
몇 개만 찾아 읽어보면 차의 성격을 판단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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