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들판 ... 그리고 가을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끝없이 이어진
좁은 길을 따라
한걸음 내디디니
들판이 되고
가만히 눈을 감으니
바람이 된다
생각이란 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어떤 말로도
설명할수 없는
한폭 그림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처음부터
거기 그렇게
있었던 것처럼
가을 한복판
내가 서 있다
하늘이 눈부시게
온 세상에 내려앉고
강물이 반짝이며
바다와 하나가 되는 곳
금빛 춤을 추는
갈대와 발을 맞추니
나는
짙고 짙은
가을이 된다
이렇게 달려
세상 끝에 닿을지라도
가슴가득 담고 싶은
그림속을 달리던 날